[뉴스핌=홍승훈 기자] #사례1 = CCTV 카메라를 만드는 삼보하이테크. 유럽 CCTV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수출 정체를 겪던 이 회사는 FTA 인증수출 자격을 얻어 관세(4.7%)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소기업청과 인천세관 지원으로 인증수출자로 지정된 이 회사는 유럽 바이어에게 FTA 특혜 관세 정보를 제공한 뒤 주문량이 크게 늘었다. 2011년 52만 달러이던 수출규모가 2012년 115만 달러로 220% 이상 급증했다.
#사례2 = 적외선 검출기를 만드는 대전 유성의 아이쓰리시스템. 세계에서 6번째로 적외선 검출기 생산에 성공, 스웨던에 수출중이다. 인증 수출자 자격을 획득해 관세 4.7%를 면제받고 수출이 크게 확대됐다. 2011년 전무하던 수출은 지난해 16만 유로, 올해는 42만 유로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FTA를 활용한 EU시장 개척과 함께 터키와 아세안시장 진출도 꾀하는 중이다.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후 국내 수출기업들의 유럽지역 신시장 개척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FTA를 활용한 중소기업들의 비즈니스 성공사례가 속속 생기는데 FTA 발효 전 2년 대비 중소기업 수출은 1.7%, FTA 혜택품목은 7.9%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2009년과 2012년 연이은 유럽 경제위기로 대(對)EU 수출이 어려웠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 다행히 한-EU FTA 체결에 따른 혜택품목을 중심으로 시장개척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김재홍 제1차관 주재로 '제2차 FTA 활용촉진협의회'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한-EU FTA 2주년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 선박 급감 탓 수출↓...경쟁국 대비 양호
산업부와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FTA 발효 2년차(2012.7~2013.5) 대EU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5% 감소한 437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기존 EU 수출비중이 높았던 선박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 세계경기 침체 및 EU 재정위기 여파로 수출가격과 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선박이 대EU 수출 감소를 주도했다.
다만 EU 재정위기로 주요국의 대EU 수출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국내의 수출 둔화폭은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일본, 대만,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양호한 편이었다.
또 당초 우려와 달리 농축산물은 발효 2년차에 수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했으며 수산물의 경우 수출과 수입이 모두 소폭 증가했다.
반면 수입은 비교적 양호한 국내경기 여건 속에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발효 2년차 대EU 수입규모는 전년동기대비 7.7% 늘어난 486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FTA 비혜택품목은 줄었고 원유와 자동차 등 혜택품목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
◆ 중기 시장창출 사례 속속...트렁크 핸드백 등 신규진입
FTA 발효를 통해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EU 수출시장이 개척된 점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트렁크와 핸드백은 발효 1년차에 740만 달러로 전년대비 500%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고, 발효 2년차엔 3200만 달러를 수출해 88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 플라스틱 시트나 필름도 1년차에 620%, 2년차엔 110% 늘어나며 신시장 개척에 성공한 품목으로 꼽힌다.
기존 주력수출품 역시 FTA 발효 후 2년 연속 100% 이상 수출증가율을 보인 품목이 전 산업에 걸쳐 나타났다. 외부전원으로 주행하는 철도객차와 조명기구 등이 대표적인데 조명기구의 경우 1년차엔 2400%, 2년차엔 541% 증가세를 기록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
산업부 김진희 사무관은 "지표를 분석하니 EU와 FTA 체결 전에는 없던 수출시장이 새롭게 열린 것들이 일정규모(100만달러) 이상에서만 20개 품목이 발견됐다"며 "또 기존 주력수출품 중에서도 2년연속 100% 이상 증가세를 보인 품목이 여럿"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재홍 산업부 제1차관은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의 대EU 교역과 투자가 위축됐지만 한-EU FTA가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며 위기속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향후 보다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고 EU시장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코트라 등 현지 관계기관도 국내기업을 더욱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