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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금융시장 대지진 온다'..버냉키 충격 일파만파

기사등록 : 2013-06-2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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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버냉키 충격’이 지구촌 금융시장 곳곳에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 축소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힌 데 따른 충격이 전세계 금융 및 신용시장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다.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일부 시장 전문가는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것보다 ‘출구 전략’의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하는 편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이견을 내놓았지만 실상 불안정한 흐름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머징마켓 주식과 통화는 물론이고 상품시장과 미국의 비전통적인 양적완화(QE)의 수혜로 민간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아프리카 국가의 국채시장까지 일순간에 비상이 걸렸다.

◆ 원자재 - 신용시장 직격탄

20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인덱스는 2% 급락, 지난 5월10일 이후 일간 기준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특히 금 선물은 온스당 1300달러 아래로 내리꽂혔다. 구리와 국제 유가 등 주요 원자재가 일제히 2~3%에 이르는 하락을 기록했다.

CMC 마켓의 마이클 휴슨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하락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에 따라 미국 경제 회복이 둔화될 수 있는 데다 중국 제조업 경기 역시 실망스러울 정도로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주요 금융시장의 신용 리스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움직임이다. 125개 유럽 투자등급 기업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유럽 인덱스는 이날 8.6bp 급등했고, 50개 하이일드 채권의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인덱스도 34bp 뛰었다.

◆ 유로존 부채위기 재점화되나

투자자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 상승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소방수를 자처하며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그밖에 미국과 일본의 자산 매입이 주변국 국채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일조한 만큼 연준이 공급하는 유동성의 공백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20일(현지시간)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연출했다.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1bp 뛰었고.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도 28bp 치솟았다.

ECB의 주변국 국채 매입을 독일이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부채위기가 재점화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주장했다.

◆ 아프리카 조달금리 상승에 비상

버냉키 파장은 아프리카 대륙까지 강타했다.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는 내달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지만 금리가 급등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당초 예상보다 조달 비용이 크게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2위 경제국인 동시에 초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역시 내달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발행을 위해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를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지만 금리 상승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아프리카 지역은 미국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쉴런 샤 아프리카 이코노미스트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자산 매입 축소 발언은 적잖게 충격이었다”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한편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어 유로본드 발행을 계획했던 일부 정부는 이를 철회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 이머징마켓 3.9조달러 자금 ‘들썩’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 데이터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3주 동안 이머징마켓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19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옌 공동 대표는 “이머징마켓에 대지진이 닥칠 것”이라며 “최근 이머징마켓 펀드의 자금 이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선 이후 최근 4년간 이머징마켓에 유입된 자금은 3조9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준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서 발을 빼기 시작한 데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대규모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시장 전문가는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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