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하늘 기자] 이석채 KT 회장은 26일 "음성과 문자 서비스 등 예전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통신사업자에게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면서 "유선과 무선이 합쳐진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가상 공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이통통신 박람회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obile Asia Expo)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KT 이석채 회장의 이번 MAE 개막 행사 기조연설은 국내 통신 기업 CEO로는 최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이통통신 박람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기조 연설자로 초청된 바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가상 공간은 국가간 경계, 수송비의 부담이 없는 진정한 자유무역의 장으로 진화해, 벤처나 창조기업이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가상 재화는 한층 발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경험(UX)을 바탕으로 언어 장벽까지 허물며 글로벌 상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통신사업자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밀집된 가상공간에 스마트폰과 클라우딩 컴퓨팅 기술을 접목해 빅데이터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통신사업자가 가상공간에서 리더십 발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가상재화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구글과 아마존에 대응해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통신사업자가 힘을 합쳐 진정한 글로벌 가상재화 마켓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비가 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한다라는 중국 격언 미우주무를 예로 들어 “글로벌 브로드밴드 시대 통신사업자가 직면하게 될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미래를 위해 통신사업자 스스로 지혜를 모아 가상 공간 경제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석채 회장은 상하이에서 열린 GSMA 행사와 MAE에서 글로벌 통신사 CEO들과 만나 업계 현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지난 24일에는 GSMA 보드 미팅에 참석해 구글과 애플, OTT사업자의 출현으로 통신 매출이 감소하고, 차세대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압박은 계속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GSMA에서 발의한 Vision 2020 프로젝트에 대해 진지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은 보드 미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가상 재화 경제와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성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이를 위해 전 산업계가 동참할 수 있는 네트워크 트래픽의 규격화에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25일에는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등 글로벌 대표 통신사 CEO와 함께 아시아 CEO 라운드테이블에 초대받아 KT의 네트워크 고도화 로드맵와 가상재화 경쟁력, 미디어 그룹 변신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올아이피(All-IP) 네트워크 진화에 따른 인터넷 이코노믹스에 대해 토론하고 새로운 통신사업자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협력을 제안했다.
[뉴스핌 Newspim] 임하늘 기자 (bil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