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채권 시장이 2009년 이래 가장 저조한 상반기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7월에도 채권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연준의 출구전략이 더 선명해지기 전까지는 지표에 의존하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를린치가 집계하는 미 국채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2.5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미 국채지수는 2분기에만 2.32% 하락하면서 3분기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지난 1999년 6월 이후 가장 긴 하락 장세이기도 하다.
수익률 기준으로도 상반기 미 국채 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2.49%까지 오르면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2분기에만 64bp(1bp=0.01%) 오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로 기록됐다.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월 연준의 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출구전략 관측에 따라 채권 시장에서는 자금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리퍼(Lipper)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주 미국 채권 및 상장지수펀드에서 86억 2000만 달러의 자금이 순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는 6월에만 237억 달러의 자금이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자금 유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연준 주요 관료들이 양적완화의 조기 축소 관측에 대해 진화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도 보였지만, 주말 제레미 스타인 연준 이사가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다시 시장에 불안감을 안겼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즈의 라지브 세티아 금리 전략가는 "스타인의 발언은 앞으로 몇 개월간 고용보고서가 부진해도 연준이 9월 말이면 양적완화 축소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채권 가격이 많이 내려간 만큼 시장에 복귀하는 움직임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준의 입장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전까지는 주로 지표에 의존하는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RT 캐피탈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연준 관료들의 발언이 주요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몇 달 간 지표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이번 주말 미국의 6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으로,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민간부문 고용이 16만 5000건 늘어나고 실업률은 기존 7.6%에서 7.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