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KDB산업은행이 해운업계 4위인 SK해운의 회사채 500억원을 인수한다.
회사채 발행과정에서 신용등급전망이 하향조정 되는 등 시장의 불안심리 확대로 수요예측에서 투자하겠다고 나선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SK해운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연 5.37%라는 높은 발행금리를 제시했지만 회사채 등급 A0의 한계를 넘지 못하자, 산은이 나서서 총액 인수를 하는 것이다.
회사채 시장은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대상에 SK해운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정부 방안의 조기 실행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1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오는 4일 SK해운이 발행하는 회사채 500억원을 산은이 총액인수한다.
이 회사채는 6일 만기도래하는 3년만기 회사채 700억원에 대한 차환용으로 당초 지난달 26일 발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증권신고서 정정제출 과정에서 발행일이 오는 4일로 연기됐다. 발행금리도 5.10%에서 5.37%로 더 올라갔다.
SK해운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더해져 결국 수요예측 참가자는 전무했다.
산은은 총액인수수수료를 0.50% 받지만 그 대가로 500억원 규모의 5년만기 회사채를 연 5.37% 금리에 떠안게 된 것이다.
이번에 만기도래하는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는 3년만기로 표면금리 5.70%에 발행됐다.
당시 회사채 표준물 금리가 4.74%, 최근 금리가 3.31%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행되는 금리는 당시로 환산할 경우 6.80%로 금리차이는 1.43%p로 만기차이를 생각해도 고금리 회사채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정부에서 이르면 이번주에 내놓을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신속인수제도'의 조기시행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29일 등급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에 회사채 등급이 A-인데다, 기존 회사채 만기도래분 상환을 위한 차환물량이기 때문이고 SK해운이 그 지원 대상으로 언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 관계자는 이를 부정하며 "공모사채이므로 상황에 따라 시장에서 처분할 수도 있다"면서 "이번 총액인수 건은 회사채 신속인수제와는 무관하게 시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채 시장에서는 정부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의 수혜 기업으로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STX그룹 소속 기업들과 A등급 이하인 한진해운, 현대상선, SK해운, 두산건설 등을 꼽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채권은행, 회사채 시장 정상화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