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김여사가 먹고 살기 힘들어 집나갔다는 우스개소리가 금융가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국내 저성장·저금리에 따른 투자처를 찾지 못해 국제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정보 때문에 일면적이거나 일회적인 특징에 혹하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뉴스핌 국제부는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특징과 자금흐름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매월 그리고 분기나 반기별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변화를 진단하고 흐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우동환 기자] 지난 6월 전 세계 채권시장이 5월에 이어 다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불거진 연준의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감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나온 벤 버냉키 의장의 인터뷰를 통해 더 선명해지면서 채권 시장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준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고수익 채권에 대한 수요로 인해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요 국채 가격을 측정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글로벌 채권시장지수는 지난 6월 한 달간 1.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간 1.5% 하락하면서 2004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국채시상 지수는 1.1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미국과 독일, 영국의 10년물 기준금리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연말 기대치를 모두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의 출구 전략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채권 시장에서 자금 유출도 계속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한 주 간 글로벌 채권 펀드에서 약 233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채권 시장은 2009년 이래 가장 저조한 상반기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를린치가 집계한 미 국채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2.5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또한 같은 기간 주요 7개국 국채 지수가 약 1.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 미국채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저조한 성적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 국채지수는 약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로도 상반기 미 국채 시장은 지난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2.49%까지 오르면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2분기에만 64bp(1bp=0.01%) 오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로 기록됐다.
<자료출처:WSJ 재인용> |
신흥시장 채권 시장은 6월 들어 5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30일 JP모간이 집계하는 신흥시장 채권지수는 고점을 찍은 5월 이후 9.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그 이전 주간에 고점대비 12% 하락하면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가파른 가격 하락세를 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블랙록의 세르지오 트리고 파즈 신흥시장 채권 담당자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신흥시장 국채가 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느리지만 분명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PFR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한 주 간 55억 7000만 달러의 자금이 신흥국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주 연속 자금 유출세가 이어진 것으로 주간 유출 규모로도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흥국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에 대한 매력도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집계에 따르면 브라질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월 이후 245bp 상승했으며 멕시코 10년물 금리 역시 144bp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