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중소기업 전용 자본시장 코넥스가 개장했지만 우려했던대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코넥스가 성장 초기 기업으로 구성된만큼 성장 사례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은 개장일인 1일 13억7800만원을 기록한 후 이틀째인 전날 1억6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거래 부진은 시장 개장 전부터 우려되던 부분이다.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지 않은 중소기업이다보니 실적이나 성장성 검증도 어렵고, 유통주식수도 적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 범위도 제한돼있는 점도 약점이다.
그럼에도 코넥스 시장 내에서도 적정가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21개 상장 종목 중 18개사의 평가가격이 주당 순자산가치로 정해져 수익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시장 개장 후 이들 종목 대부분이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록했다.
개장 첫날 지정자문인 평가액 대비 300% 이상 오른 종목이 아이티센시스템즈, 하이로닉, 옐로페이, 스탠다드펌, 비앤에스미디어 등 5개에 달했다. 특히 하이로닉은 개장 첫날 상한가에 매수잔량이 2만5000주 이상 쌓였으며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날도 10% 넘는 상승세다.
실제로 IPO업계에 따르면 하이로닉은 코넥스 시장 구체화 이전부터 증권사들의 코스닥 상장 러브콜이 꾸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에프앤가이드는 사흘 연속 하한가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부진이 아쉽기는 하지만 시장내에서 기업가치를 찾아간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기관투자자들은 반드시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도 자금 조달 이슈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손세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이 300억원 수준으로 자금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이라며 "증자, M&A 등의 이슈가 발생할 때에도 시장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 연구위원은 “코넥스 가니까 자금조달이 쉽게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 우량 기업이 코넥스로 몰릴 것"이라고 덧붙엿다.
◆ 코넥스 활성화, 길게 봐야 한다
코넥스 시장이 자리잡기까지 최소 1년 이상을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은 시가총액 500억원 이하 기업 투자를 꺼리는데다 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코넥스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며 "개인투자자가 코넥스 기업에 투자하려면 3억원 이상의 예치금이 필요해 문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증권유관기관들이 자금 조성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코스콤, 금융투자협회 총 5개 증권유관기관은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연말까지 총 1500억원 규모 공동펀드를 조성한다.
지난달 28일 500억원이 집행됐으며 9월에 추가적으로 500억원, 연말까지 500억원이 풀린다. 5개 자산운용사는 주식형 펀드 형태로 이 자금을 운용한다.
다만, 5개 유관기관은 펀드평가사를 통해 3개월에 한번 씩만 보고서를 받게되며 기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수 금융투자협회 프리보드 실장은 "운용사는 투자신탁재산 자산 총액의 60%이상을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가이드라인만 지키면 된다"며 "기관 입장에서도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지 못한 채 무작정 투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거래대금 부진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공동펀드 조성은 마중물 개념으로 시장의 관심은 높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