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HSBC은행이 20여 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금융 업무을 접기로 했다. HSBC은행은 오는 8일부터 한국의 개인금융 업무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HSBC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HSBC그룹의 글로벌 사업 검토의 일환으로 결정된 것"이라며 "개인금융 업무의 경우 사업규모가 충분히 크고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SBC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11년 5월 발표된 HSBC그룹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HSBC그룹은 당시 그룹 전략을 발표한 이래 17개 시장의 개인금융업무 폐지를 포함해 총 52개의 사업을 폐지하거나 매각했다.
이에 따라 HSBC은행은 국내 11개 지점 중 10개 지점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대신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1개 지점은 그대로 유지해 한국 시장에서 핵심사업인 기업금융 업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HSBC관계자는 "업무 폐지 추진 절차의 하나로, 11개 지점 중 10개 지점 폐쇄에 대한 감독당국의 승인을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기업금융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 내 1개의 지점을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HSBC의 개인금융 업무 철수와 관련해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은행의 국내지점 폐쇄는 은행법 상 금융위 인가사항"이라며 "HSBC의 인가신청 내용에 대한 심사를 거쳐 인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인사 심사요건은 ▲ 자산·부채 정리계획이 적정하고 국내 예금자 등 채권자 보호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 내국인 근무직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등의 조치계획이 적정할 것 등으로 규정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금자와 채권자 보호와 근무직원의 퇴직금 지급 등에 지장이 없을 경우 지점폐쇄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지점 폐쇄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HSBC는 기존 개인금융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더 이상 신규 개인고객은 받지 않기로 했다.
HSBC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객이나 직원이 선택 가능한 사항과 취해야 할 사항에 대해선 적절한 시기에 고객과 직원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HSBC는 지난 1984년 12월에 국내지점을 설립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총자산은 25조7000억원, 원화대출잔액은 2조4000억원이며, 올해 1분기(1~3월) 4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총 793명의 직원 중 개인금융부문 직원은 244명이며 4조9000억원 예금잔액 중 개인금융부문은 2000억원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