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기업들의 회사채 선호도가 크게 상승, 연초 이후 자금 조달 총액 가운데 채권 비중이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금리가 크게 떨어진 데다 은행권이 대출을 회피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으로 인해 글로벌 국채 수익률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한계 상황의 기업을 필두로 자금 조달이 막힐 수 있다는 경고가 고개를 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유럽 기업이 올해 상반기 조달한 자금은 총 4950억유로(6380억달러)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회사채 비중이 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간 회사채 비중이 3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발행액과 상대적인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은행권 여신은 2380억달러로, 하반기에도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연간 총액이 5000억유로에 못 미칠 전망이다. 연간 기업 여신 총액이 5000억유로 아래로 떨어진 것은 10년래 처음이다.
감독 당국의 자본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은행권은 기업 여신을 집행하는 데 강력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기조와 함께 기업을 회사채 시장으로 몰아가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모니카 인솔 매니징 디렉터는 “기업이 경제 위기 이후 여신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이는 기업 자금 조달의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다른 대안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은 지속적으로 활황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유로화 표시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지난 5월17일 1.72%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후 수익률은 2.15%까지 치솟았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을 보다 엄격하게 감독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여신이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기업 유동성 경색과 신용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는 경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