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제 5차 중·미전략경제대화에서 중국과 미국은 상대국의 자유무역협정 진행상황 파악을 위한 탐색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10일 중미전략경제대화가 시작하기 전 중미 양국이 이미 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싸고 '기싸움'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프란시스코 산체스 미국 상무부 차관이 “중국이 TPP에 가입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 상무부 대변인 선단양(沈丹陽)이 즉각 "평등호혜의 원칙에 입각해, 중국의 TPP 가입의 이해관계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중미전략경제대화의 경제분야 회의에서는 무역, 투자, 금융시스템 및 경제구조조정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며, 특히 중미 양국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양자간 자유무역협상의 진전상황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은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을 이미 시작했고,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협상도 이번달 15~25일 말레이시아에서 가질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이번달 6일 스위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한중일 자무유역협정을 위한 2차 회의도 이번달 31일~8월2일까지 상하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1차 회의는 이미 마친상태다.
양국이 최근 숨가쁘게 진행중인 자유무역협정 관련 회의의 구체적 진전상황은 기밀사항이지만, 중국과 미국 모두가 상대의 동향파악에 '촉'을 세우고 있는 만큼 기밀에 포함되지 않는 일부 사항에 대해 정보를 교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국제무역학회 전략과경제연구센터의 허웨이원(何衛文) 주임은 "미국의 관심사는 중미양자투자협정(BIT), 지적재산권, 시장진입 및 사이버 정보 유출 및 상업기밀이고, 중국은 스노든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정보수집, 미국의 중국 첨단과학기술 수출 제한,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장벽 및 중미 양국 지방정부 간 협력관계에 대화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미양자투자이든 환대평양동반자협정이든 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 시장확대와 진입"이라며 "이는 중국의 자본계정 개방을 포함한 금융개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 해외투자연구센터의 싱허우위안(邢厚媛) 주임은 "미국의 중국 시장진입을 위한 내국민대우 요구는 미국이 중국에 와서 투자도 하기전에 중국 기업과 같은 권리를 달라는 것"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밝혀 중미 양국간 경제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수입제한 또는 금지품목을 열거하는 상품 품목표인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이 대중 투자영역을 무차별적으로 확대하려는 속셈"이라면서 "이는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받았다.
한편, 중국의 TPP 가입 가능성에 대해 이 신문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관세철폐·국유기업개혁·노조설립·환경보호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당장 실현하기 힘든 부분이 있고, 미국쪽 반대 세력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TPP 가입 의사를 밝힌 일본이 이번달 중순에 열릴 TPP 회담에 처음 참여하지만, 일본이 최종 가입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이번달 2일 미국 노동자협회와 재계는 일본의 TPP 가입을 둘러싸고 이견 대립을 보인 바 있다.
만약, 중국이 TPP 협상에 참여한다면 더욱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 이 신문의 판단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TPP 협상에 나서면 협상 과정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때문이다.
10일~11일 양일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전략분야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篪)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경제분야는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왕양(汪洋) 부총리가 공동주재한다. 이번 대화에서는 사이버 안보, 신형 대국관계, 북핵문제, 남중국해 영토문제, 위안화 환율, 기후변화 및 양국간 경제투자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지도부 출범후 처음 열리는 전략경제 대화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측은 지난 6월 7~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오바마 대통령간 중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회의도 신 대국관계 형성을 위한 의견 교환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