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당분간 미국 경제는 상당히 이완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결국 태도를 바꿔 시장 달래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자산 매입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는 신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11일 자 마켓워치 등 주요외신 보도에 의하면 월가 전문가들도 버냉키의 태도를 해석하는 데서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하란 캐피털의 애덤 사하란 최고경영자는 버냉키 의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는 거의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라면서 "이는 중앙은행이 기존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는 점에서 올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실업률이 6.5% 수준에 이르더라도 곧바로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하란 CEO는 시장이 다시 연준의 완화정책 효과에 편승하게 될 것이라면서 S&P 500지수의 고점 달성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칼 웨인버그 이코노미스트 역시 버냉키 발언은 기존 출구전략과 긴축에 대한 언급한 것 중 가장 온건한 어조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조절 계획에 대해서는 이전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버냉키 의장은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 조절에 대한 기대를 분리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오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버맹키 발언이 나오기 전 연준이 오는 9월부터 출구전략을 가동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기존 전망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다.
워싱턴 ICAP의 루 크랜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경제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연준이 9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버냉키 의장이 5월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처음 언급할 당시에도 통화정책은 당분간 이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