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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대 상장기업 분석] ⑩ 이리(伊利·YILI)

기사등록 : 2013-07-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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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유제품 기업들사이에 국내외 업체 인수합병(M&A)과 제휴를 비롯한 업계 재편 움직임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이리 미국 최대 유제품 기업과 제휴,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 꿈꿔

특히 7월 초 중국 대표 유제품 업체 중 하나인 이리(伊利)가 미국 최대 유제품 기업인 데어리파머즈오브아메리카(DFA)와 제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사실 근래들어 중국 국내 유제품 업체들은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0년 중국 광밍(光明 광명)유업이 뉴질랜드 낙농회사 신라이트밀크(Synlait Milk)의 지분 51%를 인수한 후 2011년 11월에는 공동으로 제2 공장을 완공해 고급 분유 생산에 돌입했으며, 이리의 경쟁사 멍뉴(蒙牛)는 프랑스 유제품 업체 다농과 요구르트 합작회사를 세우는 등 외자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쟁사 멍뉴가 국내 유제품 업체 야스리(雅士利)를 인수하면서 이에 뒤질세라 이리도 미국 최대 유제품 기업 DFA와 손을 잡았다며, DFA가 분말가당훼이와 대형 포장분유 등 상품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이서 이리의 분유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유제품업계 전문가 쑹량(宋亮)은 “향후 이리가 DFA 산하 브랜드에 지분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어 DFA의 판매채널을 통해 이리는 자사 유제품을 아시아와 기타 국가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부펀드 중터우(中投ㆍCIC 중국투자공사)의 젠아이화(簡愛華)연구원은 “이리와 DFA의 제휴방식이 앞서 멍뉴와 덴마크 유제품기업인 알라식품간 협력 모델과 비슷한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리가 DFA와의 제휴로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반대로 DFA도 이리를 통해 중국 시장 진출에 유지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리그룹 판강(潘剛) 회장도 미국 최대 유제품 생산업체인 DFA의 젖소 목축을 비롯한 유제품 생산 분야에서의 다년간 경험을 벤치마킹 해 상호윈윈하는 동시에 글로벌 유제품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제시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DFA그룹은 미국 48개주에 1만8000여개의 대규모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유제품 시장에서 점유율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주로 치즈와 버터, 우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밖에 이리그룹이 DFA와 제휴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중국 현지 원유 공급이 긴장된 상태라 원유 확보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원유가 풍부한 해외에 생산공장을 짓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유제품협회 쑹쿤강(宋昆冈) 이사장은 “2012년 중국 일부 지역 젖소 사육량이 줄어들면서 원유 공급이 긴장됐다며 이로 인해 우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우유 가격이 세계에서 비싼 편”이라며 “2012년 11월 기준 미국 일반 시유(market milk) 가격이 kg당 2.9위안(약 530원), 세계 평균 가격이 kg당 2.49위안(약 455원)인데 반해 중국은 kg당 3.33위안(약 608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중국 내에서 원유 확보가 어려워지자 로컬 유제품 업체들은 2010년부터 해외에 생산공장을 짓는 등 원유 확보에 나섰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리가 DFA와의 제휴로 원유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외자계 50%  점유 中분유시장 지각변동 예고

한편 현재 중국 분유업계에서는 당국의 외자 분유업체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확대되고 있어 유제품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 점유율 10위권 안에 드는 기업 중 6곳이 외자 기업으로 이들이 무려 절반이 넘는 52.1%에 달하는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입 분유의 시장 점유율도 2008년 30%에서 현재 50%이상으로 확대, 심지어 고급 분유 시장에선 외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상황이다.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현지언론들은 중고급 영아 조제분유 시장은 외자 기업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유제품 업체들이 자국 시장을 외자에 내준 결정적 계기는 지난 2008년 발생한 멜라민 분유 사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08년 당시 멜라민 분유를 먹은 영아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중국 소비자의 자국 유제품 업체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멜라민 분유 파동이 발생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중국인들은 홍콩 등지로 분유 구매 해외 원정까지 나서며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멜라민 사건 이전에 중국 분유 시장에서 18%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던 싼루(三鹿)는 결국 파산 지경에 이르렀고 그 여파가 다른 국내 유제품 업체까지 확산돼 이리(伊利)도 당시 17억 위안(약 31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다.

반면 외자 분유 업체들은 멜라민 파동을 틈타 급성장하면서 2009년 중국 영아 조제분유 시장 점유율 3위권 업체가 다농 듀멕스(14.2%), 미드존슨(11.6%), 와이어스(8%) 등 외자 업체로 교체됐다.

분유 시장 외에 액체우유 시장에서도 외자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호주의 최대 전국일간지 '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를 인용,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의 호주산 시유 판매량이 2012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AC닐슨에 따르면 2012년 중국 분유시장 점유 10대 업체 중 6기곳이 외자 기업으로 점유율 51.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미드존슨이 가장 많은 12.3%를 차지, 다농 듀멕스와 와이어스가 각각 11.7%, 1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렇듯 외자 업체들의 시장 독식 틈에서 이리를 비롯한 중국 로컬 업체들은 외자 업체들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상표등록과 해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 실추된 신뢰를 만회하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있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국가통계국과 AC닐슨의 통계를 인용, 중국은 일본을 넘어서 세계 최대 분유소비국이 됐다며 2015년 중국의 영아 조제분유 시장 규모가 201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800억 위안(약 1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중국 당국의 외자 분유업체에 대한 반독점 조사가 중국 로컬 업체들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유제품 업체 주가가 오르는 등 단기적인 반사이익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형성된 소비심리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며 국내 업체들은 품질 제고와 안정적인 원유 확보, 신뢰 회복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아이스크림 20년 1위, 1천개 유제품 생산

이리는 중국 유제품 업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기업으로 512개 중국 국가 중점지원 공업 기업 중 하나다. 또한 유제품 업체로선 유일하게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공식 후원하기도 했다.

이리그룹의 중점 사업 분야는 액체우유, 음료∙아이스크림, 분유, 요구르트, 원유 등 5가지이며 자회사만 100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리그룹은 순우유, 유음료, 아이스크림, 분유, 밀크티 파우더, 요구르트, 치즈 등 100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아이스크림 생산∙판매량은 20년째 중국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리의 초고온멸균유 매출량도 다년간 중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분유와 밀크티 파우더 생산 및 판매량도 2005년부터 중국 로컬 업체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2년 이리는 전년 동기대비 12%가 넘는 매출액 419억9100만 위안(약 7조원), 순수익 17억1000만 위안(약 3113억원)을 달성했다.

이리는 지난 1996년 중국 본토 상하이(上海)  A주 증시에 이리구펀(伊利股份 600887.SH)이란 이름으로 상장했다. 

7월 12일 오후 기준 이리의 주가는 35.50위안(약 6500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으며, 시가 총액은 721억 위안(약 13조원)에 달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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