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 사는 김모씨는 전용 59㎡ 전세 아파트에서 5년째 살고 있다. 김씨는 집주인과 두차례 전세 재계약 하면서 1억5000만원을 올려줬다. 첫 재계약서는 8000만원을 올려줬다. 두번째 재계약할 때는 7000만원 인상했다.
김씨가 이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 온 것은 지난 2009년이다. 김씨가 당시 지불한 전셋값은 1억2000만원이다. 지난달 두번째 재계약서 그가 계약한 금액은 2억7000만원. 4년간 전셋값이 두배 넘게 뛴 셈이다.
김씨와 같이 2년마다 전세 재계약하는 세입자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뛰는 전셋값에 맞춰 집주인도 전셋값 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강동구 현지 중개업자들은 전세난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이주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강동구 전셋값은 지난 2009년 6월대비 41.43%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 전셋값 상승률(36.25%)를 뛰어 넘는 수치다.
하지만 주택시장서 체감하는 전셋값 상승은 이보다 크다는 게 중개사와 세입자의 설명이다. 김씨 사례와 같이 집주인과 세입자가 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일동 전셋값은 주변 경기도 하남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강일동 일대 전용 59㎡ 전셋값은 2억3000만~2억6000만원이다.
내년 하반기 입주 예정인 하남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A28블록 전용 59㎡ 분양가는 5층~최상층 기준 2억3000만원선이다. 5층 미만 주택과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분양가를 최대 1억9000만원선까지 낮출 수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도 전세값이 오르고 있다. 일부 아파트 전셋값은 강일동 근처서 분양되는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진은 강동구 강일동 강일지구3단지 아파트 전경 |
부동산 관계자들은 강동구 전셋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덕주공 2단지 2771가구 주민 이주가 내년 상반기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강동구 둔촌주공단지 조합은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둔촌주공 1~4단지는 총 5930가구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일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영향이 없는 상황에서도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 강동구서 집을 구할 것"이라며 "이주가 시작되면 전세난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