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조 소장이 17일 기자들에게 삼성 수요사장단 강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김 소장은 17일 삼성의 초청으로 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해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경제민주화란 무엇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삼성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강연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삼성이 그 놀라운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사회에서는 항상 명과 암을 동시에 갖고 있는 50:50의 존재였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삼성은 그 놀라운 경영성과 때문에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변해서 한국 사회 밖의 예외적 존재로 스스로를 인식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삼성이 한국사회에서 예외적 존재가 아니라 구성원의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소장은 이를 위해 “삼성의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과 시장과 소통하면서 객관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능력의 객관적 검증이라는 게 어떤 사업에 성공하면 CEO자격이 있고, 실패하면 자격이 없고가 아니다”라며 “CEO의 리더십이라는 것은 지금처럼 너무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 광장으로 나와서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는 과정 속에서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상조 소장은 “이것이 공통된 문제지만 삼성은 특히 심하고, 삼성의 변화는 이미 많이 늦었다”며” 비즈니스와 관련한 의사결정에서는 삼성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원활한 조직이고 한국에서 가장 스마트한 조직인데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정보의 흐름에서는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성대학교 무역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인 김 소장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거쳐 2006년부터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재벌개혁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입법운동을 벌여온 인물이다. 삼성이 이날 강연자로 김 소장을 초청한 것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파격적인 시도로 보고 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도 경청하겠다는 취지다"라고 김 소장을 강연자로 섭외한 배경을 밝혔다. 이 사장은 "김 소장이 자신을 '나는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며 강연을 시작해 CEO들의 박수를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0여명이 참석해 김 소장의 강연을 들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