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금값이 미국의 유동성 공급 위축 우려에 3년래 최저치로 내리꽂힌 사이 주요국 중앙은행은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 선물이 전자거래를 기준으로 온스당 1200달러 아래로 급락, 2분기에만 23% 폭락하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2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6월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은 금 매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지난달 금 보유 규모를 8만온스 늘렸다. 이에 따라 총 보유량이 130만온스로 증가했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 역시 지난달 6만5000온스의 금을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금 보유량이 거의 전무했던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올들어 6개월 연속 ‘사자’를 지속, 현재 총 25만온스를 보유한 상태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도 적극적인 매수 세력으로 부상했다. IMF에 따르면 지난달 중앙은행은 4만5000온스의 금을 매입했고, 이에 따라 총 보유량이 420만온스로 불어났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사자’를 지속했다. 지난해 금 보유량을 10% 늘린 러시아는 지난달 9000온스를 추가로 매입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금은 3200만온스에 이르며,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이밖에 그리스 중앙은행이 1000온스의 금을 사들여 총 보유량을 360만온스로 늘렸다.
반면 독일 중앙은행은 ‘팔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데스방크는 지난달 금을 2만5000온스 매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총 보유량은 1억900만온스로 미국에 이어 금 보유 2위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테말라는 지난 2012년 7월 이후 1년만에 금 ‘팔자’에 나섰고, 매도 규모는 7300온스로 집계됐다. 터키도 지난달 금을 12만온스 매도해 총 보유량을 1420만온스로 축소했다.
이밖에 남아공과 멕시코가 지난달 금 보유 물량을 소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머징마켓 중앙은행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근 몇 년 사이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는 움직임이다. 유로존의 부채위기가 지속되면서 미국 달러화 및 유로화 등 준비통화의 가치가 하락 압박을 받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