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의 최강자로 세력을 과시했던 헤지펀드가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헤지펀드는 이른바 슈퍼 부자들 사이에 고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꼽혔지만 옛 명성에 크게 흠집이 생겼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수료와 운용 보수를 요구하는 데 반해 수익률이 시장 평균에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SAC 캐피탈의 내부자 거래 스캔들까지 불거지면서 헤지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26일(현지시간) 시장 조사 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HFR)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헤지펀드 업계는 매년 S&P500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S&P500 지수가 13% 가까이 상승한 데 반해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에도 못 미쳤다.
시장 수익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조차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대다수의 헤지펀드는 자산 운용과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률이 부진한 업체의 경우 어떤 정보도 공개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전체 헤지펀드 업계에서 27% 업체가 연초 이후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뮤추얼펀드와 비교하더라도 헤지펀드의 투자 매력은 크게 떨어진다. 자산 분산 효과가 뒤떨어질 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헤지펀드는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수료와 운용 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자산 대비 평균 2%의 수수료와 운용 수익에 대해 20%의 보수를 부과한다.
1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6%의 수익률을 올릴 경우 2000만달러의 수수료와 1200만달러의 운용 보수를 취하는 셈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백트랙 리포트의 랜디 셰인 대표는 “금융위기 이전 헤지펀드에 대한 기대가 크게 부풀려져 있었다”며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의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업체는 1만개에 이르며, 운용 자산은 총 2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