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대적인 개인정보 감시 활동이 밝혀지며 '빅브러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업체 핀터레스트(Pinterest)가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웹 활동에 대해 추적할 수 없도록 하는 선택권을 줘 눈길을 끈다.
핀터레스트는 '핀(Pin)'과 '관심(Interest)'을 합성한 단어로 오프라인에서 냉장고나 메모판 위에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진이나 자료 같은 것들을 꽂아두는 것(pin)처럼 온라인 상에서도 가상의 메모판에 관심있는 것들을 이미지 위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핀보드(Pinboard)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심있는 이미지를 골라 꽂아(pin) 놓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터레스트 화면(출처=CNET) |
거의 모든 인터넷 업체들, 특히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SNS 업체의 경우 사용자의 웹 사이트의 방문 기록을 남기기 위해 쿠키(Cookie)를 통한 온라인 추적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핀터레스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사용자가 원치 않을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추적금지(Do Not Track)'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핀터레스트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트위터도 '추적금지' 선택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선택권을 주는 인터넷 업체는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또한 이는 뒤집어서 말하면 '추적금지'를 선택하지 않은 사용자들에 대해서 핀터레스트는 그들의 웹 상의 활동을 자유롭게 지켜볼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는 지, 어떤 종류의 정보를 '핀' 버튼을 눌러 공유하는 지 등을 파악,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정보를 제안받게 되도록 하는 식이다.
트위터도 쿠키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가 트위터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그 사람이 지난 10일동안 어떤 사이트를 둘러봤는지를 파악하고, 그 사람이 관심있어 할 만한 팔로우 대상을 제안하고 있다. 트위터에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용자가 트위터를 방문하기만 하면 그 사람에게 개인화된 정보를 총합해 그 사람에게 제안해 사용을 활성화하려는 준비가 완료돼 있다는 얘기. 하지만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를 크게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렉트로닉 프론티어 파운데이션의 선임 법률 자문 커트 옵살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와 핀터레스트 등)일부 유명 업체들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앞선 기준을 채택하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라며 "이를 통해 개인 사용자들은 사생활이 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을 위한 센터(The Center for Democracy and Technology)의 선임 스탭 조셉 로렌조 홀도 "더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사용자들로 하여금 추적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추적금지' 선택권을 사용자들에게 주는 건 광고주들로서는 반갑지 않은 사안이기도 하다. 기술의 발전이 점점 광고와 광고 효과를 위협하는 면이 많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