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최근 발표된 중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리스트에 민영 기업이 대거 이름을 올리는 등 근래 민영 기업이 중국 경제 성장의 주력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최근 후룬(胡潤)연구소가 공개한 '가장 가치있는 200대 중국 브랜드'에 98개의 민영 기업이 랭크, 이 리스트에 랭크된 국영 기업(94개) 수를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리스트에는 8개의 외자 기업이 함께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가치있는 200대 중국 브랜드'로 선정된 민영 기업 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이는 민영 기업이 중국 경제 성장에 적지 않은 공헌을 하고 있는 주력군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인민일보는 중국 로컬 자동차 기업인 지리(吉利)가 지난 2010년 볼보를 인수한 후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혀나가며 올해 상반기 지리자동차의 수출입이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지리자동차와 같이 점점 더 많은 중국 민영 기업들이 브랜드 혁신과 경영에 대담한 시도를 거듭하면서, 중국이 염가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세계 공장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우수한 품질과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 공상(工商)대학 무역경제과 쉬전위(徐振宇) 주임은 "민영 기업의 성장은 시장 경제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며 "이같은 민영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향상이 크게 놀랄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민영 경제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민영 기업의 수출 총액은 전년 동기대비 21.1%가 증가한 7699억 달러에 달했다.
민영 기업 수출이 2012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4.1%포인트 늘어난 37.6%에 달해, 전문가들은 외수(수출)가 부진했던 당시 상황에서 매우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세계 제조업 기지로서 중국에는 여러 분야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집결되어 있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 특히 중소 민영기업은 자체 브랜드가 부재하고 수익률도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이번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민영 기업 대부분이 부동산과 식음료, 정보(IT)서비스, 보건의약품, 의류, 가전, 소매 업종에 집중됐다고 쉬전위 주임은 설명했다.
가장 가치있는 민영 기업 브랜드 10위권 안에는 바이두(百度), 텅쉰(騰訊), 중국핑안(平安)보험, 타오바오(淘寶), 와하하(娃哈哈), 레노버(聯想 롄샹), 민성(民生)은행, 완다(萬達), 쑤닝(蘇寧), 징둥상청(京東商城) 등이 포함됐다.
이 중 IT분야에 종사하는 민영 기업이 대거 포함됐으며, 특히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올해 브랜드 가치는 44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63%나 상승해 와하하를 제치고 민영 기업 브랜드 가치 4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순위 변화가 민영 기업들의 구조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민영 기업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세계적인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 정부가 민영 기업에 국영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제공하며 관련 부처가 법에 의거해 시장 질서를 정돈하고 재정과 세수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등 자체 브랜드 육성을 위한 양호한 외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쉬전위 주임은 "세계적인 브랜드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민영 기업 자체적으로도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