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 정보기관의 또 다른 정보감시시스템에 관한 문서가 폭로됐다. 앞서 알려진 '프리즘'에 이어 이번에 폭로된 감시시스템의 이름은 '엑스키스코어(XKeyscore)'다.
3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엑스키스코어'라고 불리는 정보감시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인터넷 상에서 거의 모든 사용자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프리즘'의 존재를 폭로했던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를 통해 밝혀졌으며, '엑스키스코어'는 NSA가 운영하는 감시시스템 중 가장 광범위한 규모의 프로그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특히 엑스키스코어의 존재로 인해 "개인 이메일이 있다면 연방 판사부터 대통령까지도 감청할 수 있다"는 스노든의 발언이 사실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웹사이트에 32개의 슬라이드로 엑스키스코어와 관련한 미 정보기관의 내부문서 공개한 가디언은 미 정보기관들이 목표 대상의 이메일과 인터넷검색, 소셜미디어, 온라인 활동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엑스키스코어는 '리눅스 클러스터'에 기반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500개의 서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라이드에 포함된 지도를 보면 엑스키스코어의 서버는 미국의 동맹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와 같은 비동맹 국가들을 포함, 거의 모든 대륙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공개된 슬라이드에는 '일급기밀'이라는 표시가 있으며, 해당 슬라이드는 2007년 제작돼 2032년까지 기밀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미 정보기관은 이메일 주소와 같은 핵심적인 단서가 없어도 일반적인 검색을 통해 목표대상을 찾을 수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슬라이드 문서에는 엑스키스코어로 인해 3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들을 붙잡았다는 성과가 기록돼 있었다.
한편, 이날 미 NSA의 존 잉글리스 부국장은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테러 용의자 한 명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수백만 명의 전화기록을 조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간인의 전화기록에 대한 감시는 테러 용의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는 미 정부의 해명과 정반대의 내용으로, 이 같은 사실을 정보당국이 시인한 것은 최초다.
잉글리스 부국장은 이 같은 방식의 연쇄(Chain) 분석 사실을 인정하며, 이를 합당하게 시행하는 것이 NSA의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이론적으로는 통화기록 조회가 몇명을 거치면 엄청난 수가 되지만, 실제 로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정보당국의 감시프로그램에 대한 폭로 속에 여당인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오는 1일(현지시각) 민주·공화당 양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정보당국의 감청시스템 개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