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1조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2004년, 2010년에 이어 세번째다. 또 코스피시장에서 10조원 가량을 순매도한 것과도 정반대 매매방향이다.
새정부가 ICT 융합과 중소기업 육성을 주내용으로 하는 창조경제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는데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외국인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에 뉴스핌은 [外人 코스닥 러시]라는 주제로 외국인의 코스닥 투자 현주소를 짚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편집자주>
[뉴스핌=최영수, 정경환 기자]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러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이후 4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외국인이 자리잡고 있는 것.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 1058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는 지난 4월24일 1조 178억원으로 올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5월 초 들어 잠시 9000억원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5월 말 1조원 수준을 회복한 이후 현재까지 1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유망 중소형주 투자 확대…"코스닥 체질개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소기업을 외국인이 1조원 어치나 순매수했다는 것은 미래성장동력 및 기술주에 대한 투자 확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산업구조의 변화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새롭게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은 작지만 성장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최근 창조경제 정책과 더불어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은 중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반면 개인은 단기투자와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여전한 것 같다"면서 "결국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패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종남 거래소 코스닥시장부장도 "그동안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은 코스닥 시장의 문제점 중의 하나였는데, 기관이나 외국인의 투자비중이 늘어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투자 확대는 코스닥 시장의 체질개선으로 봐야 한다"면서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코스피 대형주 투자 위축도 '한몫'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시장이 상반기에 다소 부진했던 점도 코스닥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서 수출 대기업들이 악영향을 받은데다 엔화약세까지 더해져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
최석원 센터장은 "코스피 시장은 철강이나 화학, 기계, 조선과 같이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서 경쟁력을 발휘해 오던 종목들이 중국경제의 위축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단기매매 중심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병화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올 상반기에 내수주를 비롯해서 살만한 종목들이 많았다"면서 "개인의 경우 주가가 상승하자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반면 대형주들은 실적 부진과 엔저현상 심화 등으로 살만한 종목이 별로 없었다"면서 "실적부진이나 엔저현상 등으로 인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외국인은 물론 기관투자자들의 코스닥 투자 확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정경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