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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公 사라지고, 무역보험公 '그대로' 남나

기사등록 : 2013-08-08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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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협회 정금공 지원 나섰지만 효과 의문

[뉴스핌=이영기 기자] 정책금융재편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당초와는 달리 정책금융공사(정금공)는 KDB산업은행에 통합되고 무역보험공사(무보)는 기능 축소 없이 그대로 남는 그림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요자 입장의 재편을 강조하자 무보는 대한상공회의소의 성명을 등에 없고 극적으로 회생하는 양상이다.

반면 벤처캐피탈협회의 늦은 감이 있는 성명서에 매달려보는 정금공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을 재편안이 알려진 것과 얼마나 달라질가도 관심이지만, 벤처캐피탈협회의 성명서가 효과를 발휘할지에 금융권의 눈길이 더 쏠리고 있다.

8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위 정책금융재편 태스크포스는 다음주 수요일인 14일 다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2주간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회의는 열리지 않았지만 4일 경제부처 주요 장관들이 참석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는 정책금융재편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내정책금융은 산은과 정금공이 다시 합쳐 4년전으로 되돌아가고, 대외정책금융은 수출입은행과 무보는 현행대로 유지되는 그림이다.

당초 재편안은 산은과 정금공은 대외업무를 수출입은행에 넘겨주면서 그대로 유지되고 무보는 기능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재고키로 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수요자 입장'의 재편을 강조하자 그림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보의 관할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인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있는 상공회의소가 무보를 지원하고 나섰다. 무보 설립으로 무역보험 지원실적이 대폭 늘어났을 뿐 아니라 수출기여 효과도 높다는 것이 이유다. 

무보는 오히려 기능을 확대하는 쪽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며 자세를 바꿨다.

이와 달리 그간 정금공은 지원군이 없이 조용히 있었다. 그러다 지난 6일 뒤늦게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나타났다. 늦은감이 있지만 정금공 유지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낸 것.

산은과 정금공의 재통합보다는 현 체제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데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벤처펀드 운용에 적합하다는 취지였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금공이 무역보험공사를 보고 배웠지만 너무 늦게 지원을 요청한 것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이달 말에 나올 정책금융 재편안에 영향을 주기에는 실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책금융재편안이 알려진 것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에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벤처캐피탈협회의 성명이 과연 효과를 발휘할 지 여부가 더욱 흥미로워 지는 대목이다.

벤처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공회의소가 무보를 자신감있게 지원했다면, 벤처캐피탈협회는 무척 망설였던 것으로 안다"면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약자 입장에서 그래도 이런 현실이 있다는 점을 알아 줬으면 하는 취지에서 성명서를 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소벤처자금 시장에서 큰 꼭지는 모태펀드와 정책금융공사 두개가 있어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었는데 산은과 정금공이 합쳐지면 꼭지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다.

산은이 이 기능을 할 것 아니냐는 반문에는 "산은의 벤처투자 관행으로 미뤄 보면 결코 독자적이거나 주도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책기능 재편을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책금융개편도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개편을 추진해나가야 되고 국가 전체 경제에 대한 고민이 함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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