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과 미국 S&P500 지수의 스프레드가 1998년 러시아 디폴트 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주가 간극이 폭발적인 트레이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계 수위에 이른 스프레드가 더 이상 확대되기는 어려우며,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펼쳐질 것이라는 얘기다.
8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MSCI 이머징 인덱스와 미국 S&P500 지수의 스프레드가 3000bp를 넘어섰다.
이는 러시아가 디폴트 위기를 맞았던 1998년 이후 최대 수치다. 당시 이머징마켓과 미국 증시의 스프레드는 3700bp에 달했다.
양 시장의 주가 간극이 15년래 최고치로 뛴 것은 이머징마켓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악재를 적극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에 최근 글로벌 유동성이 이탈하면서 스프레드를 더욱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예상한 악재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될 때 주가가 폭발적으로 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은 평균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운 뉴욕증시와 명백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펜션 파트너스의 마이클 게이드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이 미국 증시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것은 발생 가능한 악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프레드가 영속적으로 상승할 수는 없다”며 “특정 시점에 어떤 계기가 나타날 때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머징마켓과 달리 미국 증시는 악재 반영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유로존에서 돌출한 정치 리스크는 물론이고 심지어 연준의 QE 축소 움직임에 대해서도 민간함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 증시의 잠재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악재가 현실화될 경우 이머징마켓에 비해 미국 증시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각각 18% 가량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시화되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뉴욕증시가 1987년 블랙먼데이와 같은 폭락을 연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