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강한 상승 열기를 보이는 미국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꺾일 것이라는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2009년 3월 이후 장기 상승을 이어온 뉴욕증시의 모멘텀이 힘을 다했다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급격한 조정이 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1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 업체 발마크 어드바이저스는 연초 65%에 달했던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이머징마켓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캐피탈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 역시 미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불 앤 베어 파트너스의 잭 부루드지안 최고경영자는 “주가 고평가가 지나치다”며 “10월까지 10%에 이르는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수익률 방어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때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는 현재 미국 증시가 GDP의 110%에 거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은 1990년대 GDP의 148%까지 상승했고, 2007년 118%까지 올랐다가 혹독한 조정을 초래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의 실물경기 회복에 비해 주가 상승이 지나치다는 지적과 함께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새로운 수장 선임이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87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2006년 벤 버냉키 의장이 선임됐을 때 극심한 증시 조정이 발생한 바 있다.
우울한 전망은 부동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싱글 패밀리 홈을 포함한 주택시장 반등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애틀란타 연은은 고점 대비 32% 급락한 주택시장의 반등을 이끌어낸 핵심 세력이 실거주자가 아닌 헤지펀드라는 데 주목했다.
헤지펀드를 제외할 때도 실수요자보다 렌트를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한 투자자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보유 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금리가 상승 추이를 보일 경우 적극적인 ‘팔자’에 나설 수 있다고 애틀란타 연은은 주장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에드 스탠스필드 이코노미스트 역시 “신용이 대폭 위축될 여지가 높다”며 “연준의 테이퍼링과 함께 주택시장에 강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주택구매력이 지난 2분기 대폭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 파고에 따르면 2분기 거래된 전체 주택 가운데 가계 소득 중간값인 6만4400달러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이 69.3%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73.7%에서 상당폭 떨어진 것이며, 2011년 말 78%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