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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뉴스핌] 천재인가 바보인가 '서번트 증후군' <下>

기사등록 : 2013-08-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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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천재 라이먼 자매 [사진=유튜브]
[뉴스핌=김세혁 기자] 천재인가 바보인가 '서번트 증후군' <上>에서 계속

■라이먼 자매
나란히 자폐증을 갖고 자란 쌍둥이 자매 플로렌스 라이먼과 캐서린 라이먼은 놀라운 암산능력과 기억력의 소유자다.  

라이먼 자매는 조지·찰스 형제와 마찬가지로 달력 암기의 달인이다. 자매는 한 날짜를 알려주면 요일을 정확히 맞힌다. 뿐만 아니라 자매는 자신들이 살아온 과거 특정한 날에 벌어졌던 사건이나 날씨 등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플로렌스와 캐서린은 특히 지난해 세상을 떠난 미국 TV진행자 딕 크라크의 열성팬이다. 자매는 딕 클라크가 사회를 볼 때 착용한 정장 종류와 색상을 모조리 기억할 만큼 암기에 능하다.

유일한 특수능력의 소유자 제이슨 파제트 [사진=ABC뉴스 캡처]
■제이슨 파제트
학자들에 따르면 서번트 증후군과 동시에 발견되는 특수한 능력들은 비슷한 것끼리 일정한 무리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제이슨 파제트가 가진 능력은 다른 서번트 증후군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2001년, 당시 30세였던 제이슨은 불의의 폭행사고로 머리에 충격을 입었다. 깨어난 날부터 제이슨의 눈에는 놀랍게도 수식이 저절로 떠올랐다.

제이슨의 눈에 맺힌 수식은 사물마다 달랐다. 이를 딱히 설명할 길이 없었던 제이슨은 자신이 본 수식들을 기하학적인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제이슨의 뇌를 스캔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제이슨의 뇌는 폭행을 당할 때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기 위해 일반인은 평생 사용하지 않는 부분까지 동원하고 있었다. 당시 제이슨의 뇌를 진단한 전문의는 “손상을 입은 뇌조직은 좀처럼 재생하기 어렵지만 제이슨의 경우는 달랐다. 아직 확실히 입증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뇌는 엄청난 재생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청년 시절 피아노를 연주하는 레슬리 렘키 [사진=유튜브 캡처]
■레슬리 렘키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있는 음악적 천재 레슬리 렘키는 1952년 뇌가 손상된 상태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레슬리의 부모는 뇌성마비에 녹내장까지 찾아와 시력을 상실한 레슬리를 입양시켰다. 레슬리를 양자로 맞이한 간호사 메이 렘키는 아들을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2세 무렵 부쩍 심해진 뇌성마비 탓에 언어장애까지 갖게 된 레슬리가 희망을 본 건 5년 뒤였다. 양부모로부터 피아노를 선물 받은 때부터 레슬리의 인생은 달라졌다. 무표정한 얼굴에 늘 숨기 좋아했던 내성적인 레슬리는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활발한 아이로 변했다.

레슬리는 음악과 만나 활력을 찾아갔지만 몸을 뒤덮은 증세들은 호전되지 않았다. 1986년 당시 34세였던 레슬리는 중증지적장애, 수축성 기관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무긴장증, 척추측만증, 타인의 말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따라하는 반향언어증을 앓고 있었다.

학습능력이 7세 꼬마 수준인 레슬리는 음악적으로는 천재로 평가받고 있다. 열 가지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데다 악보는 죄다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다. 라디오에서 방송한 45분짜리 오페라를 듣고는 자신의 피아노로 완벽하게 연주해낼 정도로 그의 음악적 재능은 뛰어나다.

조나단 레먼의 작품 중에서 [사진=조나단 레먼 공식홈페이지]
■조나단 레먼
조나단 레먼은 1987년 미국에서 태어난 자폐 예술가다.

2세 때 자폐아로 판명된 조나단 레먼은 과묵한 아이였지만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0세 때부터 목탄으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 레먼은 14세 때 이미 미국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의 작품은 뉴욕 미술관에서 전시됐고 점당 1200달러에 판매됐다.

지능지수가 무려 150이 넘는 천재 조나단 레먼의 능력은 ‘천재적 백치’를 뜻하는 서번트 증후군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그의 그림은 장애가 전혀 없는 보통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경이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톰 위긴스의 과거 공연 포스터
■톰 위긴스
생전 ‘눈먼 톰(Blind Ton)’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톰 위긴스는 모차르트에 비견된 위대한 아티스트로 기억된다.

모차르트는 4세 때 부친의 연주를 듣고 완벽하게 따라 쳐 신동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톰 위긴스는 앞을 못 보면서도 동시에 두 곡을 듣고 이를 똑같이 연주한 달인이었다.

1849년 미국 노예집안에서 태어난 톰 위긴스는 재능 하나로 단번에 주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톰의 주인은 그의 재능을 살리기 위해 미국 남부 중심가로 유학을 보냈다. 주인은 톰을 위해 연간 1만8000달러나 되는 학비를 댔다.

음악천재 톰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톰은 귀로 들은 음악을 똑같이 연주해 유명세를 탔다. 뿐만 아니라 동물 울음소리까지 악기로 재현해 즐거움을 줬다.

'노예 피아니스트'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유쾌한 음악가였던 톰은 피아노를 등 뒤에 두고 연주하는 멋진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양손으로 각기 다른 곡을 연주하는 묘기에 가까운 실력도 갖고 있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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