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채권시장에서 고리스크 상품인 하이브리드 채권 매각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가운데 과감한 베팅에 나선 투자자들이 쏠쏠한 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고위험 베팅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1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발행된 하이브리드 증권 가운데 75%가 플러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발행된 하이브리드 증권은 총 290억유로(390억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정크본드는 전체 발행 물량 가운데 67%가 수익률을 달성했고, 투자등급 채권 가운데서는 39%만이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RBS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증권은 선순위 채권에 비해 3.00%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의 고위험 베팅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판단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부채위기 해소를 위해 필요한 경우 추가 부양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힌 한편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 투자자들의 수익률 사냥을 부채질했다는 얘기다.
데카 인베스트먼트의 안드레이 파시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안전성보다 고수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시장심리를 전했다.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마틴 리브스 “투자자들은 유로존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떠안는 움직임이라며 ”적어도 채권시장에서는 리스크-온의 전략을 취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유럽의 하이일드 본드 발행액이 최근 650억유로를 기록, 올해 상반기 말 570억유로에서 가파르게 늘어났다.
유럽의 투기등급 기업들은 보다 낮은 발행 금리와 높은 듀레이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이다.
특히 올들어 발행된 하이일드 채권 가운데 신용등급이 B 이하인 기업의 비중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8%에서 크게 뛴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