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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이 비자금 세탁소"..중국-러시아 갑부들 '애용'

기사등록 : 2013-08-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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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감독당국 조사 내용 곧 발표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프랑스 감독 당국이 포도밭 색출(?)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부자들이 최근 자금 세탁을 목적으로 프랑스에서 포도밭을 사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미납 추징금 때문에 대대적인 압수 수색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등도 이런 용도로 포도밭을 사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비자금경로감시국(TRACFIN)은 이달 안에 발표할 2012년 백서를 통해 상당수 지주사들이 프랑스 포도밭을 자금 세탁을 위한 조세 회피처로 쓰고 있다는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비자금경로감시국은 불법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모금 등을 감시, 적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완전하게 조사를 실시할 권한은 없어 필요할 경우 사법 당국에 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출처=파이낸셜타임스)
FT에 따르면 감시국은 포도밭을 매입하는 법적인 구조가 복잡해서 최종적인 수익이나 자금의 원천이 어디인지를 밝혀내기가 어렵다는 점이 악용됐다고 보고 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 큰 손들이 이런 용도로 포도밭 매입에 나선 증거를 확인했다. 일례로 러시아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흘러나온 돈이 조세 제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키프로스 같은 곳에 회사를 세워 이를 통해 프랑스 포도밭을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현금 부자들에 의해 프랑스 포도밭이 대거 매입되면서 이런 우려가 공공연히 제기되긴 했었다.

중국 투자자들은 샤또(Chateau) 그랑 크뤼(Grand Crus; 최고급) 샤또 벨레퐁 벨시에르(Chateau Bellefont-Belcier)를 포함해 와인의 40%를 생산하는 보르도 지역 투자에 집중해 오고 있다.

러시아 투자자들의 경우엔 좀 더 북쪽에 있는 꼬냑 지방 투자에 적극 나서왔다.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따르면 지난 8년간 러시아인들은 이 지역 5000개 포도밭 가운데 7개를 사들였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250년 역사의 하인 꼬냑 하우스를 두고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FT는 투자자들의 숫자는 적은 편이지만 대규모로 포도밭을 매입하려고 하면서 포도밭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프랑스 와인 생산업자들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꼬냑으로 유명한 팡 브와(Fins Bois) 지역에서 꼬냑 사업을 해 온 재키 챗은 지난해 110헥타아르의 포도밭을 러시아 생 페테르부르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드카 유통업체 라도가 그룹에 팔려다가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라도가 그룹은 다른 경쟁 업체들에 비해 세 배 더 높은 가격을 부른데다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고 포도밭을 현대화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매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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