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신흥국 증시가 불안에 떨면서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신흥국 곳곳에 흘러들었던 달러화가 순식간에 강세로 흐름을 뒤집으로 '약'에서 '독'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이후 값 싼 달러화를 통해 이른 바 '버냉키 효과'를 누렸던 대표적인 국가로는 터키와 브라질, 인도, 그리고 한국 등이 꼽힌다.
하지만 최근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달러 강세, 현지 통화 약세로 흐름을 뒤집으면서 차곡차곡 쌓아왔던 달러 부채가 급격히 불어날 위기에 처한 것.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터키 이스탄불의 초고층 건물인 사파이어 타워를 달러화 부채의 상징적인 예로 들며 신흥국 시장의 위기를 지적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사파이어 빌딩을 포함해 이스탄불에는 초고층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이후 미국 연준을 포함해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초저수준을 낮추고 통화 발행을 확대하면서 넘쳐난 달러화가 신흥국으로 흘러든 결과물이다.
신흥국 국가들은 그 사이 풍부하고 이자가 저렴한 달러화를 빌려서 현지에 건물을 짓고 투자를 일삼아 왔다. 그러나 연준이 조만간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빚을 늘리는 '독'으로 변하고 있어 사파이어 건물의 미래가 신흥국의 운명을 의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일부 아시아 증시와 통화는 글로벌 투자자금들이 잇따라 빠져나가면서 곤두박질키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벤치마크 지수는 지난 19일 하루만에 5% 하락했고 다음날 추가로 3.2% 더 떨어졌다. 인도 주식시장도 이틀간 5.6% 떨어진 데 이어 이날 0.3% 또다시 내려 앉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버냉키 붐'이 마무리된 데 따른 반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피 이코노믹스의 팀 리 분석가는 "지금 우리는 거대한 버냉키 버블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신문은 특히 낙관주의자들 사이에서도 터키뿐 아니라 브라질, 인도, 그리고 한국 등에서 달러 부채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한다는 데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리 분석가는 지금까지 신흥국 일부가 연준의 정책을 이용해 화려한 쇼핑몰을 짓고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경제 및 지정학적으로 국가의 새로운 동력을 구축하는 데 이를 활용해왔지만 이것이 중요하고 긴급한 '통화 위기'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