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정부는 전세난 완화를 위해 매매수요를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의 대책은 부채만 증가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경제연구소는 취득세 감면 종료 직전인 지난 6월 주택 거래량이 크게 늘면서 주택대출도 덩달아 증가했던 점을 강조한다. 주택시장서 빚을 내지 않고는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21일 시민사회와 경제연구소는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시켜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전월세 대책은 가계 부채를 늘려 채무자만 증가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주택 거래량과 채무 증가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시민사회의 설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사팀 관계자는 "매매수요를 늘리겠다는 것은 정부가 돈을 빌려줄테니 빚을 내서 집을 더 사라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 고통받는 하우스푸어가 또 다시 대량으로 양산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지난 21일 '전월세대책 탈 쓴 부동산부양책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전월세 대책을 비판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도 정부의 전월세 대책을 우려했다. 지난 2·4분기 기준 가계부채가 98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제연구소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과 주택대출이 늘었던 것이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매매수요 증가는 주택대출을 늘릴 것"이라며 "가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취득세 감면을 앞두고 수요자들은 주택 대출을 크게 늘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낸 '2·4분기 가계신용'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대출은 5조2000억원 늘었다. 전년도 2분기에 2조9000억원 증가했던 것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이재기 차장은 "전년도 2분기와 비교해 올 2분기에는 취득세 감면 종료란 변수가 있었다"며 "취득세 감면 종료가 2분기 대출증가에 100% 영향을 줬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사람들이 빚을 내 지난 6월 집을 샀기 때문에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6월 주택 매매량은 12만99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7000건)에 비해 128.2% 증가했다.
반면 전체 주택 관련 부채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정부 대책으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면 전세보증금 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연구원은 "전셋값이 많이 오른 상황서 전세보증금 대출 규모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전세수요가 줄면 전세보증금 대출이 줄기 때문에 총 대출은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