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미국 증시 대형주의 주가수익비율(PER) 상승 속도가 '닷컴버블' 시기에나 볼 수 있는 정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이 종료되는 가운데, 주요기업들의 수익 전망은 약화되는 시점이라 주목된다.
26일 자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에 의하면 미국 S&P500 지수의 최근 12개월 기업 수익대비 주가 비율(trailing PER)은 최근 1년 사이 14%나 상승하며 무려 16배에 도달했다. 이 같은 상승 속도는 1990년대 말 IT거품 시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IT거품 마지막 해 19% 상승하며 30배에 달했던 PER가 기록된 후 S&P500 지수는 무려 49% 폭락한 바 있다.
또 2009년 3월부터 시작된 미국 증시의 상승 지속 기간은 1946년 이후 평균 강세장 지속기간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Bloomberg Data 차트, 뉴스핌 |
S&P500 지수는 올들어 17%나 상승, 1997년 이후 가장 강력한 기간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월 초순에는 1709.6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수는 2009년 바닥에서 146% 상승률을 보이면서 4년 5개월째 상승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1946년 이후 강세장의 평균지속 기간을 4개월 초과했다.
약세론자들은 미국 주요기업들이 이익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가 자산매입 정책을 조만간 축소하기 시작할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기업 실적보다 빠른 PER의 상승 속도는 강세장이 최종적인 국면에 도달한 위험신호로 보고 있다.
노스아메리카 트러스트의 로버트 로일 펀드매니저는 "월가 재료가 고갈되고 있다"면서, "하반기 펀더멘털이 더 좋아지기를 원하는데, 어떤 회복 재료가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강세론자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할 정도로 경기신뢰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2010년에는 37%나 증가했지만, 2011년은 19%, 2012년에는 2.3%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해는 1분기에 3.6%, 2분기에 3.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의 집계에 의하면 S&P 500개 기업들 중 485개 사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4.8%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실적을 발표한 업체들 중에서 월가 컨센서스보다 강한 결과를 내놓은 업체가 66%로 장기평균인 63%를 웃돌았다. 그러나 매출 실적은 기대 이상인 곳이 53%에 그쳐 장기평균 61%에 못미쳤다. 최근 4분기 동안 순익 서프라이즈 비율은 67%, 매출 서프라이즈는 48%였다.
주요 기업들은 3분기 주당순이익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기업의 수는 82개 사, 기대 이상일 것이라고 예상한 곳은 16개 사로 실적 악화 경고가 5배 이상 많았다.
이 분석에 의하면 미국 우량기업 500개 사의 향후 4분기 예상수익 대비 주가비율, 이른바 '12개월 forward PER'는 14.3배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