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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차 시대' 성큼.."누구도 브레이크를 걸 순 없다"

기사등록 : 2013-08-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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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직접 생산 '야심'..닛산 2020년 시판계획 등 日업체들 돌파구 찾을 듯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무인 자동차(Self-driving Car) 프로젝트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자동차 시장의 혁명적 변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무인 자동차는 '운전자가 없는 차(Driverless Car)'로도 불린다. 말 그대로 운전자가 필요하지 않고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을 해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스마트한' 자동차다.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는 등 멀티 태스킹(Multi-tasking)이 필수적인 현대인들에게 운전이라는 기능을 덜어주는, 운전자의 실수를 줄여 사고도 줄이려는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매력적이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이를 통해 역전의 기회를 노리려는 모습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 구글,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 선두.. 직접 생산까지도

무인 자동차가 향후 돈이 될 것이란 냄새는 실리콘밸리의 거물 구글이 일찌감치 맡았다. 구글은 그동안 무인차 관련 소프트웨어만 개발해 오다 이제는 차체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로 요즘 '뜨고 있는' 테슬라 모터스가 구글을 돕고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무인 택시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지난 26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제시카 레신(JessicaLessin)이 보도했다. 

구글이 기술을 개발하고 독자 생산까지 고려하고 있는 무인 자동차.(출처=가디언)
새로운 클릭 앤 모르타르(Click & Mortar; IT 기업과 전통적 제조업체의 결합)라 할 수 있을까. 

구글이 직접 차체까지 만들겠다고 나선 배경엔 자동차 업체들의 협력이 여의치 않았고, 구글의 야심은 자동차 업체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구글은 이 무인 자동차를 '로보 택시(robo-taxi)'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인데, 이는 승객들이 주문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택시 서비스다.

구글이 이미 인터넷 검색 기업을 넘어선 지는 오래됐다. 망 사업을 하고 있는가 하면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업에도 뛰어 들었고 풍력 발전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를 만든다는데 대해선 의구심을 표하는 쪽이 적지 않다. 비즈니스위크(BW)는 자동차 생산과 판매를 하려면 엄청난 인력과 자금이 필요한 것이며 소프트웨어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전에도 실리콘밸리 기업 가운데 자동차 생산에 뛰어든 곳들이 있었지만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제외하곤 성공 사례가 사실 없다.

BW는 그래서 구글이 스마트폰 사업을 위해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처럼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인수합병(M&A)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성 있는 얘기다.

◇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돌파구 되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 자동차에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무인 자동차 부문에서 역전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이 27일(현지시간) 선보인 무인자동차 리프 프로토타입.(출처=월스트리트저널)
닛산이 야심찬 계획을 먼저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적이며 완전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앤디 팔머 닛산 부사장은 이날 남부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레이더 센서와 안내 시스템, 카메라, 네비게이션 등이 장착된 프로토타입 '리프(Leaf)' 무인차를 소개했다. 구글의 무인차 지붕엔 회전 기기가 달려있는 것에 비해 닛산의 리프엔 그런 것이 없어 보기에 좋다. 대신 센서가 자동차 내에 장착된다.

닛산은 지난 수년간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 스탠포드대, 옥스포드대, 카네기멜론대, 도쿄대 연구진들과 더불어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혼다를 비롯한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무인차 기술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진 않다. 그러나 전 세계 시장에서 호령했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무인차 분야를 차기 돌파구로 삼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포드와 BMW, 볼보, 아우디 등 다른 나라 자동차 업체들도 뒤지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 중인 것은 물론이다.

◇ 관련 법-규제 마련도 필수 

무인차 시장은 전망만으론 밝은 미래가 엿보인다. 하지만 법과 규제가 어떻게 마련되는냐에 따라 시장은 급성장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무인 자동차 시스템을 통해 보는 도로 상황.(출처=비즈니스인사이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매우 일부 주(州)에서만 무인차를 도로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는 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안전과 책임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업체가 책임을 질 것인지, 아니면 규제 당국이나 보험사가 사고에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선 폭넓고 깊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124만명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사용은 오는 2050년까지 네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마다 무인차의 안전을 어떻게 담보할 지가 큰 관건이 되고 있으며 연료 효율성 역시 관건으로 삼고 연구중이라고 전했다. 교통량이 많아 혼잡하고 따라서 사고 발생도 많은 대도시에선 무인차가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SCMP는 또 운전을 단지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즐기기 위해 운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최근 주차 등을 기계가 해주는 것처럼 무인 운전이 '보조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완전하게 인간을 대체하는 자동차가 큰 시장을 형성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관련 특허 확보전도 이미 시작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 하니웰, 보쉬, 다임러, 도요타, 지멘스, 덴소, 디어, 폭스바겐, 그리고 구글 등 무인차 선두주자들은 특허를 다수 확보해 두고 있다.

무인차와 다른 전자기기들의 결합이 어떻게 진행될 지도 관전 포인트다. 영국 특허 전문 로펌의 존-폴 루니 파트너는 "집에 있는 전자 시스템, 이를테면 난방이나 냉방 시스템과 결합해 자동차를 운전하면서도 이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집까지 세 블록이 남았을 때 자동으로 냉방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물에 인터넷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가 도래할 것을 감안하면 무인차는 불가피한 흐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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