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의 부채가 이익 및 현금흐름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대폭 확대한 데다 일부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위한 차입에 나선 결과다.
28일(현지시간) JP 모간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부채가 6분기 연속 현금흐름 및 이익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투자등급 기업의 부채 규모가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비용 차감 전 이익)의 2.09배에 달했다.
이는 지난 1분기 2.07배에서 더욱 확대된 것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2009년 3분기 2.13배에 근접한 수치다.
애플과 컴캐스트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초저금리의 반사이익을 챙기기 위해 저리 자금 조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금리가 상승하기 앞서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행보를 나타냈다.
업계 전문가는 기업의 이익 대비 부채 증가 속도가 한계 수위에 달했고, 이 같은 추이가 지속될 경우 커다란 리스크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JP 모간의 에릭 바인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업의 레버리지가 더 이상 확대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퍼스트 인베스터스 매니지먼트의 라지브 샤마 펀드매니저는 “실물경기가 잠재 성장률에 아직 이르지 못한 상황에 금리가 가파른 상승 추이를 보이는 만큼 지나친 레버리지가 기업을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며 “국채 수익률이 더욱 가파르게 치솟을 경우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대폭 축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이후 미국 투자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739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같은 기간보다 확대된 것이다.
바인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이익 증가가 제한적인 가운데 부채는 브레이크 없는 증가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며 “190개 비금융 부문 기업의 차입이 2분기 9.1% 증가했고, 전체 발행액은 2조9000억달러로 10년래 최고치”라고 전했다.
연준의 테이퍼링에 시리아 불안감이 확산된 데 따라 회사채 디폴트를 헤지하기 위한 비용은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북미 지역 투자등급 회사채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킷 CDX 지수는 4.4bp 상승한 83.9bp를 기록,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