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재벌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에서 더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특히 물류, SI, 건설업 등 주로 서비스업 분야를 영위하는 기업들의 내부거래비중이 컸고 이들 기업은 총수나 총수2세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 이상인 45개사의 비상장 내부거래 비중이 44.87%로 절반에 육박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안팎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총수일가 지분율에 따른 내부거래 격차가 상당했다.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계열사(164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0.82%, 50% 이상(105개)의 비중은 25.16%로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도 동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분율이 20% 미만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3.14%로 나타났고 지분율이 20%, 30%, 50%, 100% 이상인 경우는 각각 16.16%, 38.52%, 56.88%, 54.20%로 집계됐다.
총수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의 상관관계도 밀접했다.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총수2세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72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2.27%로 20% 미만(1183개)인 경우(12.14%)보다 다소 높았지만 지분율이 30%, 50% 이상으로 높아질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30.07%, 50.27%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같은 특징은 주로 물류와 SI, 건설업 등 주로 서비스업 분야를 영위하는 기업들에서 두드러졌다.
즉 이 기업들은 특정 계열사만을 대상으로 내부거래를 하는 제조업과는 달리 다수의 계열사들과 내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업체로는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인데 이 기업의 내부거래비중은 35.04%. 금액으로는 3조2000억원에 달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43.39% 수준이다.
SI업종에선 SK C&C(SK)와 현대오토에버(현대차), 포스텍(STX), 한화에스앤씨(한화) 등이 높았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의 내부거래 비중은 78.20%로 금액으로는 7000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고 SK C&C는 64.84%(1조원), 포스텍은 53.83%(3000억원), 한화에스앤씨는 46.33%(3000억원) 순이다.
건설업의 경우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STX 계열사인 에스티엑스건설의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61.19%(1조8000억원), 46.67%(3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삼성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에스엔에스, 현대차 계열사인 광고업체 이노션, 코오롱 계열사인 휴양시설업체 마우나오션개발 등의 내부거래 비중도 50% 안팎으로 집계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높은 업종에서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이전 등 사익추구 행위 가능성이 잔존해 있다"며 "부당내부거래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보다 정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