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전히 금융위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했지만 채권 발행과 기업 인수합병(M&A) 등 금융 거래가 위기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도는 실정이다.
(출처=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영국 로펌인 알렌 앤 오버리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사이 M&A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래 규모가 2006~2007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비해 30%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렌 앤 오버리가 집계한 금융거래에는 채권 발행과 주식 발행, 여신과 M&A, 프로젝트 파이낸싱, 외국인 직접투자(FDI) 등 6가지 항목이 포함됐다.
지난 1년간 글로벌 금융거래 규모는 14조달러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조달러에 달했던 위기 이전 수준과 커다란 간극을 드러낸 수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흔들리지 않는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한 반면 유로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금융거래 규모 하위 10위 국가 가운데 유럽 국가가 7곳에 달했다. 영국과 스페인의 금융거래가 위기 이전에 비해 6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고, 유로존 중심국에 해당하는 독일과 프랑스 역시 각각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의 금융거래가 반토막으로 꺾였고, 벨기에 역시 60%에 달하는 거래 급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금융거래 규모가 5조1518억달러로 2위인 중국의 8140억달러와 커다란 간극을 벌린 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거래 규모는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중국은 위기 이전에 비해 거래 규모가 두 배 급증, 유럽 주요국이 하강 기류를 타는 사이 두각을 나타냈다.
태국 역시 858억달러로 글로벌 금융 거래 상위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1726억달러로 16위에 랭크됐다.
알렌 앤 오버리는 유럽 국가의 후퇴와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약진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 볼 문제라고 전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이머징마켓의 유동성 이탈이 두드러지는 만큼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