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글로벌 정보통신(IT)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업체인 윕테일(Whiptail) 인수했다. 시스코가 이 분야로 진출한 것은 처음인데, 이로 인해 제휴 스토리지업체인 EMC와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0일 시스코는 윕테일을 4억 1500만달러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윕테일은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어레이 제품을 만드는 업체로, 이 제품은 기존 하드디스크 기반의 스토리지에 비해 최대 30배 이상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코 측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윕테일의 솔리드스테이트 메모리를 자사의 x86 서버인 UCS 컴퓨팅 아키텍처에 통합함으로써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스코의 폴 페레즈 부사장은 “컴퓨트와 네트워크, 고성능의 솔리드스테이트 메모리가 합쳐진 통합 인프라 제공을 통해 차세대 IT환경에 부합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스코의 이번 인수가 스토리지 사업 부문을 보강함으로써 전체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론 자사의 x86 서버 성능 향상을 위해서라지만, 결국은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한 수순이란 관측이다.
시스코는 다만 직접적인 스토리지 제품 출시 계획 등은 밝히지 않았다. 시스코는 오는 10월까지 윕테일 인수를 완료하고, 전 직원을 컴퓨팅 시스템스 제품 그룹에 편입시킬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시스코의 중요한 제휴사이며 최대 스토리지 업체인 EMC와 관계에 긴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MC가 지난해에 지분을 다수 보유한 WM웨어를 통해 니시라(Nicira)라는 차세대 네크워킹 업체를 인수하면서 시스코의 장비 수요를 줄여 양사에 불편한 긴장을 형성한 바 있다. 이번에 시스코의 스토리지 분야 진출은 이에 대한 반격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MC는 지난해 윕테일의 경쟁사인 인스트림아이오(XtremIO)를 인수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