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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일자리] ② 일하는 방식 바꾸니 "내 삶이 변했다"

기사등록 : 2013-09-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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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63.5% 시간제 관심…내년부터 7급이하 시간제공무원 채용

정부가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 여성 일자리 확대, 공공기관 파트타임 근무확대 등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 93만개를 만들겠다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확정, 발표했다. 삼성과 CJ 등 기업들도 정부에 발맞춰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시간제 일자리를 지금처럼 단순히 비정규직으로 보는 사회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 정책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뉴스핌은 정부나 기업 현장의 실제사례 등를 통해 시간제 일자리 정책의 문제점과 성공가능성을 점검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 기간제 근로자A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고 정규직 사원과 똑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다. 초등학교 아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

※ 기간제 근로자B "탄력적 근무시간과 휴일연장근무가 없어 육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높은 임금(월 80만원과 상여금 400%), 직장생활을 통한 육아 우울증이 사라졌다."

※ 기간제 도입한 C회사 "구인난을 겪던 중에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별도 생산라인과 직장내 보육시설을 설치했다. 그랬더니 사업장 인근 아파트 단지내 전업주부(경력단절 여성)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사실상 비정규직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시간에 하루 8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를 긍정적으로 보면 일에 대한 패러다임이 선진화되는 흐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올해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남녀고용평등 전국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절반이 넘는 63.5%가 향후 시간제 일자리로 일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기존 고용창출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업이나 육아 등 개인사정, 통·번역 등 전문직, 야간이나 주말 등 서비스 편의 측면에서 시간제 일자리 수요가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시간제 일자리 규모는 149만4000명 정도. 이는 임금근로자 대비 8.8%에 해당한다. 하지만 공공부문에서는 2012년 기준으로 정부에서 0.79%, 공공기관에서 2.75%만이 시간제 일자리로 일하고 있다.

안전행정부 최재용 인사정책과장은 정부의 시간제 근로정책에 대해 "육아나 개인사정이 있으면 하루 3~7시간을 선택해서 시간제 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다"며 "시간제 근로로 전환함에 따라 나머지 근무시간은 시간제 계약직을 채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00만명이나 되는 공무원 중에 시간제 근로가 1%도 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시간제근로를 민간부문으로 확산하기 위해 내년부터 7급 이하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키로 했다. 직제 개정시 시간제공무원을 정규인원으로 전환하고 시간제 교사에 대한 법적근거도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시간제 일자리 도입한 민간기업들 사례 보니

민간의 경우는 시간제 일자리가 정부의 별다른 지원 없이도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인천에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에어코리아'는 항공여객운송 서비스를 수행하는 회사로 전체 근로자 중 여성근로자가 70%가 넘는다.

이 회사는 불규칙한 근무시간 탓에 직원들이 결혼하거나 출산을 하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해 17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채용했다.

에어코리아측은 "시간제 근로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고 정규직 사원과 똑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어서 경력단절 없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엇보다 초등학교 아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엄마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라고 귀띔했다.

경북 구미에 있는 휴대폰 제조업체 '인탑스'는 구인난을 겪던 중에 시간제 근로제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시간제 근로를 위해 별도 생산라인과 직장내 보육시설을 설치해 사업장 인근 아파트 단지내 전업주부(경력단절 여성)를 채용했다.

시간제 근로자들은 탄력적 근무시간과 휴일연장근무가 없어 육아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높은 임금(월 80만원과 상여금 400%), 직장생활을 통한 육아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긍정적인 반응이다.

구인구직 사이트 파인드잡이 지난 7월23일 여성가족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결혼, 출산 등으로 풀타임 근무가 힘들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던 여성들을 위한 양질의 '여성 시간제일자리 채용관'을 오픈했다.

서비스업체인 '쥬비스'는 집중근로시간대 시간제 근로를 도입해 다이어트 컨설턴트로 시간제 근로자 10명을 채용했으며 향후 30명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제조업체인 '떡파는사람들'은 식품 제조 특성상 단시간 고효율의 시간제 근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생산직으로 30명을 시간제 일자리로 채용했다.

'라파엘 복지재단'은 장기간 근로 개선을 위해 요양보호나 행정원으로 6명을 채용했고 '대전유성선병원'은 건강검진센터 업무 특성상 오전시간대 집중돼 대다수 주부사원을 검진업무나 간호보조, 사무보조로 25명을 채용했다.

'김천감문병원'은 정년퇴직자 등 고령자 대상 시간제 도입을 통한 고령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10명의 요양보호사를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했다.

대기업인 삼성과 CJ그룹도 시간제 일자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CJ는 출산이나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맞춤형 인턴제도인 '여성 리턴십(직장복귀)' 등의 프로그램을 최대 5000개 규모로 시행할 계획이다.

삼성그룹도 삼성경제연구소와 함께 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전담반을 꾸려 시간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정규 계약직원의 수요를 조사 중이다.

시간제 일자리를 도입한 D기업은 "기업 입장에선 일정부분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긴 해도 유연한 고용이 가능해서 좋고 근로자도 육아나 가정이 양립이 가능해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정부가 시간제 근로에 대한 지원이 더해지면 이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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