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의 만기 기업어음(CP)는 그룹 자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3일 "오리온그룹의 정확한 공식 입장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동양그룹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 있고, 만기가 도래하는 CP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최수현 금감원장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동양그룹 CP 문제를 오너가(家)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최 원장의 이같은 요구에 현 회장은 형제 회사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부인 이화경 부회장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동양 계열사가 자산을 담보로 1조원 대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면, 오리온그룹이 보증을 서거나 이들의 보유 주식으로 신용보강을 해달라는 것이 동양 측 입장이다.
하지만 이날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해 지원 의사가 없으며 추후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돈을 빌린 현 회장 등 오너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은 맞지 않으냐"면서 "동양그룹 자체 재산이 있는데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고 가격문제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동양그룹은 8월 말 기준으로 (주)동양을 비롯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파이낸셜대부 등을 통해 CP 및 전자단기사채를 1조1000억원 가량 발행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동양 계열사가 발행한 CP 중 4900억원어치를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