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여야 정쟁으로 국회에서 주택거래 활성화 법안의 심의가 늦어져 시장의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
주택 취득세율 인하를 포함한 법안 통과가 늦어지자 실수요자들은 주택구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취득세 감면 소급 적용 시기가 정해지기 전까지 주택 구매를 미루겠다는 생각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정부의 '8.28 전월세 대책' 이후 시장에 상승 분위기가 생겼지만 관련 법안의 국회심의 지연으로 분위기가 꺽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3일 주택 수요자 및 부동산 관계자 사이에서는 여야 갈등 증가와 정기국회 파행 조짐으로 불안감이 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집 사는 시기를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사는 최모씨(33)는 "취득세 영구 인하가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집 사는 것을 미룰 것"이라며 "집 살 계획은 있지만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구매)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국회 상황과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하면 법안이 제 때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집 살 계획이 있다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사는 문 모씨(35)는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취득세를 감면 받아야 한다"며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빨리 통과됐으면 한다. 내 집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9월 결혼해 시부모님과 살고 있는 문씨는 집을 사면 분가할 계획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지난 MB정부 당시 부동산 대책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사례가 재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MB정부는 재임기간 내내 양도세 중과 폐지를 추진했으나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내 미래공인 관계자는 "국회가 정부 발목을 잡는 것이 반복되면 주택시장에서는 혼란만 생기고 정부는 '양치기 소년'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MB정부 때도 여러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박근혜정부가 지난 4월 1일 발표했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도 국회에 발목이 잡혔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사당 |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8.28대책을 발표한 이후 주택시장에서는 아파트 호가가 오르고 일부 아파트가 거래되는 피드백이 왔다. 주택시장 반응에 국회에서 피드백해 줄 때"라며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회에서는 취득세율 인하를 포함한 주택거래 활성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