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드라마가 지역경제 부양..'브레이킹 배드'가 남긴 것

기사등록 : 2013-10-02 14:2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에미상 수상 AMC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로 앨버커키 경제에 '활력'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대대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는 시청자의 마음에 그만큼의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무언가 기록을 남기게 마련.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케이블 채널 AMC의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 역시 그랬다. 지난 2007년 시작, 시즌 5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 이 드라마는 수많은 팬과 이슈를 만들었다.

드라마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화학 교사 월터 화이트(브라이언 크랜스턴 분)가 가난한 현실에 회의를 느껴 고품질 마약을 직접 만들어 파는 사업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임신한 아내와 뇌성마비 아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그는 자신이 죽고 난 뒤 가족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에 몰두하게 되고, 그것이 마약 사업으로 이어진다. 

◇ 마약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에미상을 수상한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출처=타임)
'마약'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다룬 것이 화제 중의 화제. 

주인공 화이트는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을 직접 만들어 판다. 우리가 필로폰(Philopon) 는 히로뽕이라고 부르고 있는 그 마약이다. 줄여서 간단히 메스(Meth)라고 부른다. 드라마 속에 묘사된 마약의 모습이나 흡입 장면 등이 매우 현실적이었다는 평가다.

법 망이 좁혀들고 다른 마약업자들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이트는 현실감각조차 잃게 된다. 매일 그는 자신이 얼결에 둘러댔던 가명 이젠베르그(Heisenberg)라는 '또다른 자아'로 살아가게 된다.

이 메스암페타민의 경제적 영향에 대한 분석은 종종 나온다. RAND 코퍼레이션이 2005년 낸 '미국에서의 메스암페타민 사용이 경제적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에만 미국에서 234억달러가 소요됐다. 마약중독, 이를 치료하는 비용, 조기사망 등 각각의 비용을 계산해 합한 것이다.

영화 '아메리칸 어딕트(American Addict)'의 선임 프로듀서였던 그레고리 A. 스미스 M.D.는 "마약을 복용하는데 따른 사회적 손실은 수십억달러에 달한다"면서 "마약 사용자들은 한 가지 이상의 마약에 빠지게 되고, 특히 메스암페타민 사용은 종종 다른 약물 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 산하 NDIC(National Drug Intelligence Center)에 따르면 미국에서 약물과 관련된 범죄로 인해 소모되는 비용은 연간 61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미 마약단속국(DEA)이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1만 곳 이상의 메스암페타민을 만드는 곳을 없애는데 200만~300만달러의 정부 돈을 써야 한다.

◇ 주인공은 마약 장사로 얼마나 벌었을까

일리노이주립대 범죄학 교수인 랠프 와이샤이트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드라마는 매우 사실적인 부분이 많았다"면서 "분명히 관련 사업자들에게 많은 자문을 얻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AMC의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한 장면.(출처=CNN머니)
주인공 화이트는 위험수당(Hazard Pay)을 포함, 그램(g)당 약 60달러를 받고 마약을 판매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와이샤이트 교수는 "마약 판매 가격은 역적으로, 또 어느 시기에 파느냐, 공급 물량이 얼마나 되느냐 등에 따라 모두 다르다"면서 "대개 그램당 50~150달러 선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휘발유 가격처럼 안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월터가 팔았다는 양과 이 정도 가격대를 감안할 때 8000만달러는 벌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드라마 인기로 지역경제 '번성'

'브레이킹 배드'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역은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란 작은 도시. 뉴멕시코주 자체가 그렇게 대중적이지도 않은데다 산타페가 주도(州都)이자 워낙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에 앨버커키는 명성이 높은 도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로 인해 이 지역 경제가 허리를 펴고 명성이 드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드라마 팬들이 이 곳으로 몰려들면서부터다.

뉴욕타임스(NYT)는 9월 첫 번째 주에만 북부 프랑스와 케이만 군도 등 각지에서 모여든 팬이 117명에 달했다. 이들이 이 곳에 있는 레스토랑 트위스터스(Twisters)의 '브레이킹 배드' 게스트북에 사인한 것만 기반으로 한 수치다.

NYT는 이 드라마만으로 직접적인 고용효과만 2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드라마가 촬영된 앨버커키 스튜디오뿐 아니라 인근 중고용품점, 리무진 업체, 호텔 등이 활발하게 돌아갔고 거주민들은 드라마의 엑스트라로 고용되기도 했다. 집이나 사무실을 촬영에 빌려주면서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마약을 연상시키는 `블루 스카이 도넛`(출처=레벨 도넛)
레벨 도넛이란 곳은 마약처럼 생긴 설탕으로 만든 푸른색 아이싱을 올린 도넛 '블루 스카이 도넛'을 판다. 

원래는 '브레이킹 배드'에 나오는 배우 아론 폴이 이 곳을 방문했을 때 기념해서 만든 것이었는데, 폴이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뒤 불티나게 팔리면서 고정 상품이 됐다. 드라마가 방영됐던 일요일이면 하루에 40상자씩 팔린다는 전언.  

특히 이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엑스 파일(X-Files)의 제작과 각본을 맡았던 것으로 잘 알려진 빈스 길리건는 늘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이렇게 지역 경제를 번성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NYT는 특히 영화에 비해 드라마 제작이 지역 경제를 부양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킨 편이라면서 앨버커키에선 '브레이킹 배드'의 파생(spin-off) 작품으로 이 드라마에 나왔던 코미디 캐릭터 변호사 사울 굿맨을 주인공으로 하는 '베터 사울 굿맨'의 제작을 유치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