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았던 이머징마켓 펀드가 지난달 뚜렷한 회생 조짐을 보였다.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한 인도를 필두로 신흥국 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인 데 따라 글로벌 증시를 앞지르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AP/뉴시스) |
3일(현지시간) 펀드 평가 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달 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가 평균 6.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인 5.36%를 상당폭 앞지른 수치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9월 첫 3주간 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투자 자금이 61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5주 연속 자금 유출이 발생한 뒤 마침내 자금이 ‘유턴’한 셈이다.
지난달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 역시 3.1%의 수익률을 기록해 전체 채권 펀드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머징마켓 채권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올린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이머징마켓 통화 반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18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한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는 지난달 25일 기준 한 주 동안 처음으로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연준의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진정된 데 따라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외환 등 이머징마켓 자산에 적극적인 ‘사자’를 재개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18일 연준이 예상밖으로 양적완화(QE)를 유지한 데 이어 미국 연방정부 폐쇄 사태에 따라 이달에도 테이퍼링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유럽과 일본의 경제 회복 및 중국 경제지표 개선 역시 투자자들의 이머징마켓 투자를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AMEDX의 브라이언 카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여름 페루와 콜롬비아. 태국, 남아공, 브라질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의 채권을 적극 매수했다”며 “7월 한 달 동안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지만 9월부터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한편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 주식펀드가 2.91%의 손실을 기록, 글로벌 주식펀드가 18%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린 데 반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