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한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들이 잇따라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거나 하향할 전망이어서 정부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목표로 한 경제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정부가 낙관적인 성장률 전망으로 예산안을 짜놓고 결국 세입 부족과 재정적자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4일 발표한 2012년 국세수입 전망오차 분석에서 정부의 경제전망 오차로 지난해 9조1000억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낙관적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세입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재정적자가 반복되고 있다"며 "거시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2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가 2.0%로 크게 낮췄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당초 4.0%에서 2.7%로 대폭 낮춘 바 있다.
정부가 우선 낙관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하고 이후 대폭 하향 수정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26일 357.7조원 규모의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다.
쉽게 이야기하면 내년 경제가 3.9% 성장한다고 전제하고 이에 따라 세금이 얼마나 들어올 것인지 가정하에 복지예산 등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방문규 예산실장은 "3.9% 전망은 국내외 주요기관(OECD, 한국은행, IB 등)의 2014년 성장률 전망의 평균치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일 ADB가 아시아개도국 경제전망 갱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14년 경제성장률을 4월에 제시했던 3.7%에서 3.5%로 0.2%p(포인트) 낮춘데 이어 오는 8일 국제통화기금(IMF)도 당초 3.9%에서 소폭 하향할 전망이라 정부의 전망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내년 성장률 전망도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는 4.0%였는데 3개월만에 0.1%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처럼 부실한 정부의 경제전망 때문에 지난 4월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공식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 총리는 당시 일부 여당과 야당 의원들이 추경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표명을 요구하자 "지난해 예산안 편성 및 확정과정에서 국회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미흡한 경제예측과 세입전망으로 국회에 제출한 것을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정부가 경제 성장에 대한 부담으로 성장률을 높게 잡지만 이는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고 돈이 없어 빚은 정책 혼선의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국민 앞에 냉정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신뢰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