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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홈쇼핑'식 채권 팔았다

기사등록 : 2013-10-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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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물량 어렵게 구했다,경쟁률높다" 구매자극

[뉴스핌=한기진 서정은 기자] “동양 채권은 좋은 금리와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으로….”

지난 2월 20~21일 청약을 받은 ㈜동양 제264회 채권에 대한 동양증권이 투자자에게 보낸 상품소개서 일부분이다. 투기등급(BB)인 채권이 안전하다는 설명이 버젓이 나와있다. 9개월 연 7.6%, 10개월~1년 6개월 연 8.3%로 당시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 3%대의 두 배가 넘어 투자자는 눈길을 사로잡았다.

위험은 보지 않고 높은 수익만 좇은 투자자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투자자 본인이 져야한다. 하지만 판매자가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관계자는 “금융상품의 위험성 설명을 하지 않았거나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단정적인 판단을 제공하는 등 부당하게 금융상품을 권유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불완전 판매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은 IMF이후 처음으로 동양증권에 대한 무기한 검사에 착수했다.

◆ 착공도 못 한 발전소서 매년 1조 원씩 번다며

금감원 동양증권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신고센터와 동양 채권 CP 피해자 모임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면 불완전 판매로 볼만한 사례가 많다.

우선 동양 제264회 채권 판매하며 부천지역 모 지점에서 보낸 설명서를 보면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은 대목이 곳곳에 발견된다.

투기등급인데도 “(주)동양은 그룹의 가장 중심인 모기업이자 지주회사이기에 그룹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발행된다”고 설명했다. 모(母)그룹이므로 안전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한 것이다.

또 만기 1년 6개월짜리 채권을 팔면서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발전소를 언급한 황당한 설명도 있다.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계획 관련 삼척에 친환경화력발전소 사업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어 향후 매년 1조 원 이상의 매출과 1000억원 이상의 순익창출도 전망하고 있다.”

삼척 발전소는 2018년이나 돼야 완공돼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인데도 마치 당장 확정된 것 마냥 상품을 권유한 것이다.

◆ “힘들게 구한 물량이라며…” 구매심리 자극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하는 홈쇼핑과 같은 교묘한 판촉도 있었다.

동양증권 강남지점을 통해 1억5000만원을 채권에 투자했다는 모녀는 지난 4월 말부터 지속한 투자권유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 설득당했다.

5월 2~3일 청약하는 ㈜동양 채권에 1억원 투자하면 9개월 동안은 매달 63만3333원(세전), 이후 9개월은 69만1666원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에 노후 자금을 고민했던 이 모녀는 관심이 생겼다.

문제는 “동양의 재무 건전성이 ‘높아진’ 지금 경쟁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틀린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4월경 동양 재무상황은 개선되기는 커녕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특히 홈쇼핑에서나 볼 듯한 상술로 구매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최근 채권 청약 경쟁률이 8.4대 1로 경쟁률과 비례해 추가자금을 더 예치해야 배정받을 수 있다”, “저희 지점에서만 채권 물량을 어렵게 구해 단골에게만 파는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 동양증권 직원들 면책 불가피

불완전 판매 의혹들이 드러나면서 관련 동양증권 직원은 면책 등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식을 넘는 투자 권유는 결국 담당 직원의 손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전직 지점장이었던 H씨는 "증권사 지점장들이 현 회장 집까지 쫓아갈 정도면 분명 그들이 물린 돈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라며 "증권사 직원들은 모래알 같은 존재라 사실 고객들이 돈 잃었다고 뭉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영석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 금융투자민원팀장은 "동양그룹 CP의 투자등급정도면 상당히 고위험상품인데 많은 투자자가 광범위하게 투자했다"며 "만일 그 과정에서 위험성이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면 면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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