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동양그룹 사태의 책임자인 현재현 회장을 해외 순방때마다 수행시켜 개인투자자들에게 유동성 위기의 동양그룹에 대한 공신력을 오인하게 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박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미국 방문 시 현 회장을 경제사절단에 포함했는데 이때 동양의 부채는 이미 1350%에 달했다. 직전 분기인 2012년 3분기 부채인 679%의 두 배 규모다.
또한 현 회장은 박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5월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방미 순방을 수행했는데, 그 직전인 올해 1분기 말 동양의 부채비율은 전 분기 보다 증가한 1373%에 달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BB+에서 BB로 하락했던 신용등급은 올해 상반기 BB-로 하락했으며 부채비율은 1533%까지 상승하는 등 재무상태가 지속해서 악화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9월초 베트남 방문시 현 회장을 우리나라의 대표 경제계 인사로서 동반 순방하도록 했다.
박 대통령이 현 회장에게 해외 순방을 수행하도록 했던 올해 상반기 동안 동양은 2월 회사채 900억원, 5월에 1000억원, 6월에 1410억원, 7월에 1000억원, 8월에 750억원을 발행하는 등 총 5060여억원의 회사채를 고금리에 발행해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민 의원은 "연이은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해 1월 미국 방문 후 최근까지 박 대통령과 현 회장이 동반 행보를 하는 가운데 동양은 5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모두 단기 만기에 고금리로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여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당국의 그룹 유동성 위기에 대한 예의주시 상황에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공식 수행단으로 연이어 합류시킨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 책임이 중대하다"며 "동양그룹 사태의 피해를 키운 책임을 박근혜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