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KFC와 피자헛의 모회사인 얌브랜드(Yum Brands)가 중국 경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초대형 식품 체인인 이 회사의 중국 경영 '실패'는 식품 회사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위생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현지 소비자로 부터 외면을 받게된 것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텅쉰(騰訊)재경은 10일 얌브랜드의 중국 실적 부진에 대한 기사를 다루면서 "회사측이 혁신마인드 부족과 식품 위생문제로 중국 매출이 곤두박질 치게 됐다며 중국 영업 부진이 회사의 현지 경영 실패에 따른 것임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얌브랜드는 8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 감소의 주요원인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하락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중국에서 얌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하락했고, 올해 1분기 중국 영업 매출 하락율은 11%에 달했다. 실적발표 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얌브랜드의 주가는 6.76% 하락했다.
중국에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던 얌브랜드는 2012년 연말 이후 연이은 식품안전 및 위생 문제로 중국 진출의 최대의 위기를 맞고있다. 2012년 얌브랜드의 총 매출은 136억 달러 가운데 절반을 중국에서 벌어들이며 중국 시장에서 고속성장을 이어갔다. 같은해 얌브랜드의 순이익에서 중국 시장의 공헌도는 44%에 달했다.
그러나 2012년 11월 중국 관영방송국 CCTV가 KFC·맥도날드가 성장촉진제와 항생제를 다량 사용해 사육한 닭을 원료로 쓴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KFC의 이미지와 신뢰도는 큰 타격을 입게됐다.
얌브랜드는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하고 공개사과에 나섰으나, KFC 주식에 투자한 중국 투자자가 미국 법원에 KFC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여기에 올해 5월 얌브랜드가 지난 2011년 인수한 중국의 훠궈(火鍋 샤브샤브) 브랜드 '샤오페이양(小肥羊)'이 가짜 양고기를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얌브랜드는 신뢰도 추락에 이어 도덕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됐다.
뒤이어 7월 CCTV가 KFC와 맥도날드가 사용한 얼음에서 화장실 변기물보다 많은 수의 세균이 검출됐다고 폭로해 중국 소비자의 공분을 샀다.
얌브랜드는 "성장촉진제 닭고기 사건의 영향이 이렇게 확대될 줄 몰랐고, 일련의 사태들이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중국 시장과 소비자를 '쉽게' 생각했음을 인정했다.
현재 얌브랜드는 앞으로 '약속합니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설 방침이지만, 이미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KFC가 매출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중국에서는 소비자의 의식수준 향상과 감독기관의 검사 강화로 식품안전과 위생문제가 식품시장의 주요 화두가 되고있다.
자국의 식품안전 '불감증'에 질린 중국 소비자는 외국 식품기업의 제품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외국 기업의 식품 안전 문제가 자주 도마위에 오르며 '외국산'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대만 제빵업체 팡다런(胖達人)은 천연재로를 쓴다고 광고하고 화학첨가제를 다량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 곤욕을 치르고 있고, 싱가포르 제빵기업 브레드토크의 빵에서도 머리카락이 발견돼 소비자와 매체의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시장 전문가는 중국 소비자의 의식 수준 향상과 중국 정부의 감독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에 진출한 외국 식품업계가 브랜드의 '유명세'로 매출을 올리는 시대는 지나고 위생관리 강화와 신뢰구축에 노력해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