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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피해자 "내 목소리 돌려주세요"

기사등록 : 2013-10-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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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규정 미비로 녹취파일 받을 수 없어…규정 정비 시급

[뉴스핌=한기진 정경환 기자]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논란과 관련해 증거자료 확보 문제로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확실한 입증 자료라 할 수 있는 녹취 파일 확보가 사실상 개인의 힘으로는 어려워 관련 규정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김학선 기자> 동양그룹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 마련된 `동양그룹 관련 금융상품(회사채, CP 등) 불완전판매 신고센터`를 방문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현재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신고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과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원은 원칙적으로 증거자료 없이도 신고를 받고있다. 물론 계약서나 안내서, 문자메시지 또는 녹취 파일 등 관련 증거 자료를 갖고 있으면 신고 시 같이 제출할 수 있다.

동양증권은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또 이들이 편입된 특정금전신탁 상품 가입 시 녹음한 파일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훼손이나 위·변조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전화 상 상품 가입 권유는 제한된 상담으로 직원들이 보통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 입장에서는 녹취 파일이 아주 중요한 증거자료다.

전화로 거래한 부산의 한 투자자는 "전화 녹취 들려달라고 했더니 절차가 있다며 회피하다, 끈질기게 요구했더니 들려주긴 했으나 파일 복사는 거부당했다"며 "할 수 없이 속기사 대동해서 녹취록을 작성한 후 이를 금감원 부산지원에 접수시켰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동양증권 측은 일반적인 관행을 따른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녹취 파일이 임의로 제공됐을 경우, 훼손 또는 위·변조의 위험이 있다"면서 "감독 당국에서 제출 요구가 있으면 당연히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객들이 이처럼 불편을 겪고 있지만 이를 해결해 줄 만한 마땅한 법규도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같은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고객 본인이라 하더라도 녹취 파일은 제공하지 않는 게 업계 관행이 돼 버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고 접수할 때 증거자료를 요구하진 않는다"며 "녹취 파일 등은 신고 접수 후 일괄적으로 동양증권 측에 제출 요구하면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판매사 측에서만 해당 자료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LIG CP 소송건을 담당한 이대순 변호사(법무법인 정률,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LIG 사건을 맡아 보면서도 녹취 파일 등 증거 확보 문제로 곤란을 많이 겪었다"며 "판매사 측에서 기록을 삭제한다거나 하는 불법 행위의 소지도 있기 때문에 관련 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적어도 판매 당사자만이 녹취 파일을 보관하고 있는 실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객관성이 보장되는 제3자에게 관련 자료를 보관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동양증권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약 1만2000명, 2만60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다음 주 말까지 1차 소송을 위한 신고 접수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라며 "소송에 들어가면 동양증권 측에 정식으로 증거 자료를 요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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