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행복주택 20만가구를 짓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도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행복주택 건축비가 민간아파트 건축비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4일 민주당 박수현 의원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서울 오류·가좌지구 행복주택 건축 비용으로 부지 사용료를 제외하고 3.3㎡당 1700만원을 산정했다.
이는 수도권 민간아파트 건축비(400만원, 토지비 제외)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출처:민주당 박수현 의원실 |
행복주택 건축 비용이 높은 이유는 철로 위에 지어지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국공유지를 이용해 토지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부지 기초 공사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 비용절감 효과는 커녕 예산 낭비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건축비 때문에 행복주택 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LH는 지난 8일 행복주택 '실시 설계 기술 제안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토부가 이를 보류시켰다. 건축비가 부담됐던 것. 국토부는 LH에 설계 및 견적 재작성을 지시했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박 의원은 "향후 입찰 일정을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한 것은 국토부가 행복주택 과다 건설 비용 문제점을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수현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행복주택 20만 가구 건립이 어렵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정부는 지난 1월 인수위 때부터 공약 내용 그대로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행복주택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임에도 정부가 61억5000만원 예산을 들여 지난 추석 이후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다한 건축비와 LH부채, 해당 지역 주민들의 행복주택 반대를 고려하면 행복주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억지로 건축비를 줄여 강행하다가 아파트 부실 시공을 이어질 수 있고 행복주택이 '국민 불행주택'이 될 수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은 원점에서 재검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공약대로 강제 진행될 경우 MB정부 4대강 사업에 이은 최대 실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 오류동 및 가좌지구의 행복주택 건설비는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며 "행복주택 공사비용은 데크(인공대지)의 규모와 설계 수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공사비용이 다양하게 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