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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국감] 성희롱에 속수무책, '코트라' 해외근무 어쩌나

기사등록 : 2013-10-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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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 "국감 공개에 상당한 고민...문제해결 상시기구 만들어야"

[뉴스핌=홍승훈 기자] #사례1 = 모 지자체 투자유치단장은 여직원의 등을 쓸어내리고 허벅지를 만졌다. 주변에 있는 공무원들은 모두 보고만 있었다. 못참겠다고 일어나자, 강압적으로 어디서 배워먹었냐고 하면서 앉으라고 했다.

#사례2 = 코트라(KOTRA)를 잘 안다며 술 한 잔 먹고 가자, 좋은데(성매매 알선) 데려다 달라고 했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 의원(민주당)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최근 코트라를 방문해 확인한 성희롱 등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입수한 사례를 낱낱이 밝혔다.

전 의원은 "코트라 해외현지 직원들이 해외 업무 출장이나 연수 등 해외를 방문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기업인 등에 의해 성희롱, 폭언, 협박, 과도한 서비스 요구 등의 인권침해를 지속적으로 당해왔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 조사한 결과, 82개국 120개 무역관에 나가있는 코트라 직원(1114명)들 중에는 해외출장이나 연수, 사업을 위해 해외 현지를 방문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기업인 등 고위층 인사들로부터 지나친 서비스를 요구받고 심지어 폭언과 성희롱도 빈번하게 당해왔다.

사업비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달라는 캐시백(cash back)을 요구받기도 했고, 지사 수준의 서비스를 밤낮으로 요구받을 때도 있었다. 성희롱·폭언·폭행을 당해 회사를 그만둔 사례도 확인됐다. 근무시간이 끝난 저녁이나 휴일에도 음주 및 향응 제공이나 심지어 성매매알선을 요구받는 일도 빈번했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8월 하순 전 의원이 코트라를 방문해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일부 코트라 직원들을 통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호소를 받고 알게 됐다고 전 의원측은 전했다. 

또한 지난 6월 코트라 노조는 2달간 직원들을 상대로 인권침해 사례를 접수받았는데 38건의 피해사례 중 10건이 성희롱, 성추행 사례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는 윤창중 사건과 매우 유사한 사례도 발견됐다. 한 여직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국상품전 개최시 모기업에 통역을 할 유학생을 소개시켜 줬는데, 기업 담당자는 유학생에게 신체적 접촉을 하고 교육을 빌미로 호텔로 유인해 반나체의 모습을 보이며 수건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는 것. 무역관에서 피해자를 위로하고 기업에 경고를 했지만 기업 담당자는 오히려 큰소리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사례 중에는 지난해 한국관 개최 당시 A기업 인사가 여직원에게 젊은 여자가 좋다며 행사 동안 애인하자는 요구를 받은 사례, D기업의 경우 지사처럼 이용하며 하루에 수차례, 새벽에도 전화해 지나친 요구와 욕설로 직원들을 괴롭히고 본사에 민원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이로 인해 1년 이상 5명 직원이 괴롭힘을 당했고 2명이 사직했다.

이 외에도 정부부처에서 연수 나온 공무원이 무역관을 수시로 방문해 현지직원들과 수다를 떨어 업무를 방해했는데 이를 지적하자 폭언과 뒷조사, 여직원에게 폭행까지 했다는 피해사례, 투자유치단에 참여한 지자체 공무원이 식사비와 관광비입장료 등 사적비용을 사업비로 결재해 달라는 민원 등 각양각색이었다.
 
전순옥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이 사건들을 공개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성희롱 등은 사안이 민감하고 순간적인 관심을 받기는 하나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면 2차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공개를 빌미로 직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 또는 불이익이 주어진다면 좌시하지 않겠다. 직원들의 고충과 성희롱 상담 등 인권문제를 해결할 상시적 기구를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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