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은 바이마르 공화국이 아니다.’
의회의 임시 예산안 및 부채한도 증액 합의 후 월가의 반응이다. 워싱턴에서 벼랑 끝 위기 상황을 연출해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복해서 확인되고 있다는 얘기다.
‘월가 때문에 다음 예산안 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게 됐다.’
이번에는 정치권과 일부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디폴트를 코앞에 둔 상황에도 뉴욕증시가 덤덤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정책자들이 충분히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출처:신화/뉴시스) |
의회가 연방정부 폐쇄 16일만에 디폴트 시한을 하루 앞두고 임시 합의를 이뤘지만 같은 상황이 내년 초 되풀이될 수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내년 1월15일 연방정부가 다시 폐쇄되고, 이어 2월7일에는 디폴트 위기를 맞게 된다.
씨티그룹의 티나 포담 정치 애널리스트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위기 상황에 투자자들이 매도로 워싱턴의 기강을 잡지 않은 데 따라 앞으로 더 커다란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정치 리스크가 극에 달한 상황에 주가 강세 흐름이 적절치 않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자금을 운용하는 월가의 투자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자산 규모 3400억달러의 웰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의회 협상이 확인시켜준 것은 정치권의 행보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앞으로 투자자들은 정치권에서 발생한 위기 상황에 더욱 무덤덤한 반응으로 일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조지 매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바이마르 공화국과 같은 상황이 아니며, 미국 정부가 상환불능 상태에 빠진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의회가 극적 타결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정치권 파장이 실물경기에 미친 타격까지 월가의 관심권에서 밀려난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는 연방정부 폐쇄에 따른 충격을 이유로 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1.6%로 상당폭 떨어뜨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