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가 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자산 버블 경고가 연이어 제기돼 주목된다.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이 위축되는 등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드는 한편 유럽의 부동산과 고위험 채권 등 위험자산에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출처:AP/뉴시스) |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대도시 아파트 가격이 20% 고평가됐다며 버블 리스크를 경고했다.
베를린을 포함한 대도시 아파트 가격이 2010년 이후 평균 25% 급등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가격 상승의 배경이 실수요 증가보다 투기적 거래에 있어 우려스럽다는 것이 분데스방크의 주장이다.
상황은 런던도 마찬가지다. 이달 들어 런던의 주택 매도호가는 10% 치솟았다. 특히 해외 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런던의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 버블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정책자들 사이에 버블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영란은행(BOE)는 런던 집값의 과열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금리가 상승할 경우 모기지 디폴트가 급증하면서 금융권 부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채권시장에서도 위험자산에 대한 ‘사자’가 몰려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국채 대비 유로화 표시 투기등급 채권의 스프레드가 이달 52bp 하락, 441bp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틴 리브스 고위험 채권 헤드는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 이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외횐시장에서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화 및 엔화의 약세와 달리 유로화가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공동통화권의 붕괴 우려가 고조됐으나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유로화의 수익률이 상위권에 올랐고, 20개 이머징통화에 대한 상관관계가 40% 이상 하락,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피셔 프란시스 트리 앤 왓츠의 애드넌 에이컨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유로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매도하는 한편 자금을 해외 자산에 분산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반면 달러화는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안전자산인 엔화 역시 워싱턴 리스크가 진정된 데다 일본은행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권의 스위스 프랑화 예금이 최근 6개월간 매울 감소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8월 예금 규모는 907억3000만프랑(1004억달러)으로 전월 대비 5.7% 줄어들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