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이 우방국들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전화 도청 등으로 우방국들의 미국에 대한 반감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상원 정보위원회 다이안 페인스타인 의장의 말을 빌어, 백악관이 우방국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페인스타인 의장은 백악관이 주요 정책의 변화를 반영해 우방국에 대한 첩보활동을 중단하고, 정보수집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정보 수집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 백악관도 입을 열였다.
같은 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도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하는데 추가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수집한 정보 자원이 외교 정책 및 국가 안보 목적에 부합하는지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역시 사생활 보호와 국가 안보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요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들은 백악관이 올 연말까지 이와 관련한 검토를 끝낼 것으로 예상하며 향후 정보수집과 관련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미국 의회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미국의 광범위한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미국과 우방·동맹 간의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출신의 엘마르 브록 유럽의회 외교위원장은 "신뢰가 점점 퇴색하고 있다"며 "지도자 간, 그리고 국민 간 믿음을 다시 쌓으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비공개 면담을 끝낸 후 미국과 유럽 국가 간의 신뢰 재구축 및 공조, 정보 공유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부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정책 토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조만간 브뤼셀에 미국 의회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