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2008년 이후 잦은 설계변경으로 총 2조50462억원의 추가 공사비를 건설사에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애꿎은 혈세만 낭비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 의원(민주당, 인천 부평갑)이 29일 LH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LH는 2008년 이후 30억원 이상의 공사 628건 중 523건에서 총 2167회 설계를 바꿨다.
이렇게 설계변경으로 추가된 공사비는 2조4062억원에 이른다.
주택건설 부문에서 330건의 공사 중 291건에서 평균 4.5회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늘어난 공사비는 9572억1200만원에 이른다. 단지 건설에서는 총 298건 중 232건의 공사에서 평균 4회 설계를 변경했고 이로 인해 1조449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투입됐다.
개별공사로는 롯데건설이 시공한 남양주 별내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2공구)에서 7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당초 이 사업에 책정된 공사비는 626억3400만원이었지만 설계변경으로 전체 공사비의 72%에 이르는 455억3900만원이 추가로 더 들어갔다.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인상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건설사는 한신공영이다. 이 회사는 총 1737억7700만원(142회)의 추가 이익을 얻었다. 다음으로는 대우건설(1194억8700만원, 55회), 롯데건설(1067억6700만원, 40회) 순이다.
문병호 의원은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최저가 낙찰로 일단 공사를 수주한 뒤 설계변경으로 수익을 보완하는 건설업계의 관행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사후평가제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설계 변경은 대부분 상위 계획 변경이나 지자체 요구사항, 입주자 민원에 따른 경우가 많다"며 "다만 불필요한 설계 변경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조사 등 설계업무 절차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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